수면부족에 숙면 찾는 소비자들…’꿀잠 시장’ 커진다 
수면부족에 숙면 찾는 소비자들…’꿀잠 시장’ 커진다 
  • 김다솜
  • 승인 2025.10.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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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시간 줄고 불면증 늘자 ‘슬리포노믹스’ 확산
침대부터 조명까지 ‘눕테크’ 열풍…고가 매트리스도 불티
AI와 수면데이터 결합한 ‘슬립테크’로 진화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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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밤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세 이상 국민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8시간 1분으로 199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은 11.9%로 5년 전보다 4.6%p 증가했다. 

실제 AI기반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이 분석한 24만7000명의 수면패턴에 따르면 실제 평균 수면 시간은 5시간 59분에 불과했다. 

짧아진 수면과 불규칙한 생활 리듬 속에서 ‘숙면’이 새로운 소비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잠(Sleep)과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는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소비 트렌드를 뜻한다. 단순히 오래 자는 것이 아닌, ‘더 깊고, 더 잘 자는’ 데 초점을 맞춘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면 관련 산업 규모는 2011년 4800억원에서 2022년 3조원으로 6배 이상 커졌다. 글로벌 시장은 2030년 153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불황에도 커지는 ‘눕테크’ 시장

불황의 장기화 속에서도 침구·수면용품 매출은 꾸준히 상승세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8월 리빙 카테고리 매출 1위 품목은 ‘베개’로, 전통적으로 1위를 지켜온 가구를 제쳤다. 같은 기간 베개 매출은 전년대비 40% 증가했고 평균 단가는 1년 새 7만원대에서 13만원대로 뛰었다. 

침실 인테리어도 수면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조명, 향, 사운드 등 수면 분위기를 조성하는 제품군의 매출이 확대되는 중이다. 무드등·조명 매출은 22%, 룸스프레이·필로우미스트 등 방향 제품 매출은 20% 증가했다. 단순 침구 소비를 넘어 ‘취침 루틴’을 완성하는 숙면 라이프스타일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몬스의 ‘뷰티레스트 블랙’, 신세계까사의 ‘마테라소 헤리티지 컬렉션’ 등 1000만원대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불황 속에서도 판매 호조를 보였다. 

시몬스는 올해 1~8월 모션베드 판매량이 전년대비 7배 증가했고 신세계까사는 2개월 만에 매트리스 매출이 2배 늘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H&I리서치는 국내 매트리스 시장 규모가 2024년 7억8090만달러(약 1조원)에서 2033년 14억9782만달러(약 2조1300억원)로 연평균 6.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AI까지 나서는 ‘꿀잠’

AI와 정밀 센서 기술을 결합한 슬립테크 시장도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내 기업 텐마인즈의 ‘AI 모션필로우’는 코골이 소리를 인식해 베개의 높낮이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코골이 소리로 판단되면 내부의 에어백이 부풀어 머리 각도를 살짝 바꿔주는 방식으로, 코골이 감소 효과가 기존 비강장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회사는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어컨·가습기 등 가전제품을 연동하는 AI 수면 환경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핀란드의 ‘오우라 링’은 심박수·체온·산소포화도를 분석해 수면 점수를 제시하고, ‘뮤즈 S헤드밴드’는 뇌파를 실시간 측정해 얕은 잠과 깊은 잠을 구분해 명상 사운드를 제공한다. 침대 밑 패드를 통해 심박과 호흡을 감지하는 위딩스의 ‘슬립 애널라이저’, AI 온도 제어로 깊은 잠을 유도하는 경동나비엔의 ‘숙면매트’ 등도 속속 등장했다. 

숙면매트는 미국수면학회 발표 논문에서 깊은 수면(N3) 단계의 시간이 겨울철 기준 124% 늘고, 수면 효율이 6.4%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