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인플레이션 직격탄…1인가구 물가지수 따로 봐야 한다
생활비 인플레이션 직격탄…1인가구 물가지수 따로 봐야 한다
  • 윤지현
  • 승인 2025.10.1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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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넘은 1인가구, 소득은 평균의 45%…체감물가는 '따로 논다'

한국 가구 구조가 '단독세대 시대'로 재편되면서 1인가구가 사상 처음 800만을 돌파했지만, 이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은 공식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인가구 특성을 반영한 별도 물가지수 개발과 맞춤형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득은 전체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데, 먹거리·주거비 등 핵심 생활비는 가파르게 오르면서 1인가구만의 '인플레이션 사각지대'가 드러나고 있다.

전체 가구 3곳 중 1곳 넘어…처음으로 800만 돌파

2024년 1인가구는 8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 800만을 넘어섰다. 2인가구, 3인가구, 4인이상 가구를 모두 제치고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됐다. 1인가구 증가율은 전년 대비 2.8%로, 2022년 4.7%, 2023년 4.4%에서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경제적 취약성이다. 1인가구의 2023년 연간 평균 소득은 3223만 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의 44.9% 수준에 불과하다. 자산 규모도 다인 가구에 비해 현저히 낮아, 소득·자산 양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공식 물가 1%대인데…"장보고 외식하면 체감은 딴판"

공식 통계상 물가 상황은 안정세를 보인다. 2025년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하지만 1인가구가 실제 느끼는 물가는 전혀 다르다.

현행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체 가구 평균 지출 구조를 기준으로 품목별 가중치를 설정한다. 문제는 1인가구의 지출 패턴이 평균과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1인가구는 외식, 소형 포장 식품, 월세, 공공요금 등의 지출 비중이 높지만, 현행 물가지수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가구 특성별 지출 구조 차이가 크면 동일한 물가 상승률이라도 체감 인플레이션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계 한 전문가는 "현행 소비자물가지수는 평균 가구를 전제로 설계됐지만, 이제 1인 가구가 전체의 36%를 넘어 평균이 됐다"며 "주거·외식·소형 포장 소비재 등 1인 가구 지출 특성을 반영한 가중치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책 측면에서도 아래와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인 가구 전용 물가지수 개발 = 주거, 외식, 소형 포장 식품 등 1인 가구 소비 품목에 맞춘 가중치 설계

▲주거비 지원 정책 세분화 = 소형 공공임대 공급 확대, 청년·노년 1인 가구 맞춤형 월세 지원 제도 신설

▲소득 안전망 강화 = 1인 가구의 소득·자산 취약성을 고려한 현금 지원 및 사회보험 제도 개선

▲생활비 민감 품목 집중 관리 = 먹거리, 외식, 공공요금 등 체감 물가 관리 대책 우선 추진

먹거리·주거비 '투 트랙 폭등'…1인가구 직격탄

실제로 1인가구가 주로 소비하는 품목의 가격 상승세는 가팔랐다. 식료품 부문에서는 2025년 8월 기준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가 전년 대비 4.9%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의 3배 가까이 올랐다. 음식 및 숙박도 3.1% 상승하며 외식 의존도가 높은 1인가구에게 즉각적인 생활비 압박으로 이어졌다.

특히 소형 포장 단위로 구입이 잦고 외식 비중이 높은 1인가구 특성상, 먹거리 물가 상승의 타격이 더욱 크다.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2025년 1~8월 전국 주택 월세 비중은 62.2%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55.0%, 2024년 57.4%에서 가파르게 상승한 수치다. 전월세 거래 10건 중 6건이 월세인 셈이다.

서울의 경우 월세 비중이 2023년 56.6%, 2024년 60.0%에서 2025년 64.1%로 증가했다. 2025년 8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29.7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수도권도 130.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인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소형 주택과 오피스텔의 월세 의존성이 높아지면서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는 추세다. 전세 대출 규제 강화와 전세 매물 감소로 월세로 내몰리는 1인가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30대 직장인 A씨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월세는 올랐고, 편의점에서 장 보는 것만으로도 지갑이 가벼워진다"며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 수치와 내 체감은 전혀 다르다"고 토로했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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