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 가운데, 1인가구의 체감 물가를 가장 크게 흔드는 요인은 식탁 위 장바구니가 아니라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고정성 서비스 요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 7월 2.8%보다 0.3%p 확대된 수치로, 5월 3.1%와 6월 3.2%를 기록한 뒤 7월 한 차례 둔화했다가 다시 3%대에 진입한 흐름이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도 3.2% 상승했다.
먹거리 물가는 오히려 방향이 반대였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2.6% 하락하며 전체 지수를 0.21%p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계절 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 역시 6.7% 떨어지며 장바구니 부담을 다소 덜어줬다.
반면 서비스 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6.5% 급등해 7월 1.4%에서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는데, 이는 2001년 8월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8월 SK텔레콤이 대규모 해킹 사태 이후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달간 통신 요금을 50% 감면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이 기저효과가 전체 물가를 0.58%p가량 끌어올린 것으로 추산하며, 이를 제외하면 8월 물가 상승률은 2.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휴대전화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26.7% 뛰었고, 통신 물가는 16.6% 올라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통신비만이 아니다. 휴대전화 요금이 포함되지 않는 개인서비스 물가도 3.5% 상승했고,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는 4.0%까지 올랐다. 보험서비스료가 13.4%, 해외단체여행비가 14.9%, 자동차수리비가 6.3%, 공동주택관리비가 3.3% 각각 오르며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외식 물가(2.7%)보다 외식을 뺀 개인서비스 물가가 더 가파르게 오른 셈으로, 통신비 기저효과를 걷어내더라도 생활 밀착형 서비스 요금 자체가 만만치 않은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물가 구조는 다인 가구보다 1인가구에 상대적으로 큰 압박으로 작용한다.
소득 창출원이 자신 뿐인 1인가구 입장에서는 외식이나 식재료 구매 같은 가변적 지출은 줄이거나 조절할 여지가 있지만, 전기·가스·수도·통신·주거관리비 등 필수 고정비는 가구원 수와 무관하게 일정 수준 이상 발생해 지출을 줄이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다인 가구는 이런 비용을 여러 명이 나눠 부담할 수 있지만, 1인가구는 관리비든 통신비든 온전히 혼자 짊어져야 한다.
공공서비스 물가가 25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는 사실은 곧 1인가구의 월별 고정 지출 총액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은 9월부터는 통신 요금 기저효과가 소멸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이 8월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3.4%까지 올라 2023년 5월 이후 3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처럼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는 하방 경직적 항목들의 오름세가 여전한 만큼, 기저효과가 빠진다고 해서 체감 물가 부담까지 함께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식료품 중심의 물가 대응책만으로는 1인가구의 생계비 부담을 완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성수품 공급 확대나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같은 대책은 변동성이 큰 먹거리 물가에는 효과가 있지만, 정작 1인가구가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공공요금·통신비·관리비 부담을 낮추는 데는 직접적인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정성 공공서비스 요금의 인상 폭을 관리하는 한편, 1인가구 맞춤형 에너지 바우처나 통신비 지원, 기본 생활비 지원 체계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