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생전소득'으로 전환...노후생활에 도움될까
사망보험금, '생전소득'으로 전환...노후생활에 도움될까
  • 김다솜
  • 승인 2025.11.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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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종신보험 수요 감소 속 유동화 특약 도입
10월30일부터 시행…최대 90%까지 연금 전환 가능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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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인한 노후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한 새로운 금융제도가 도입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미리 나눠 받을 수 있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시행됐다. 이는 종신보험의 ‘사후보장’ 기능을 ‘생전소득’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노후 자금 확보를 지원하려는 취지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그러나 노인 빈곤율은 39.2%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며 개인 기준 국민연금 월평균 수급액은 66만원에 그쳐 노후 대비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은퇴 가구 중 57%가 생활비 충당이 어렵다고 응답하는 등 고령층의 경제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노후 생활비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다.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지만, 1~2인 가구 증가와 기대수명 연장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다. 2023년 기준 종신보험 신규 계약은 196만건에 달했으나 유지율은 약 66%에 그쳤다. 이는 높은 보험료 부담과 함께 ‘사망 후’보다 ‘생전 활용’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새로 시행되는 유동화 제도는 만 55세 이상, 보험료 납입이 완료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 계약자를 대상으로 한다. 사망보험금의 최대 90% 이내에서 유동화를 신청할 수 있으며, 지급 방식은 월지급형 또는 연지급형으로 제공된다. 

단, 보험계약대출이 없어야 하며 유동화 금액은 신청 시점의 해약환급금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해외선 ‘생활형 보험’ 확산
소비자 보호·세제 설계 등 과제 남아 

해외에서는 이미 사망보험금의 ‘생전 활용’ 제도가 활성화 돼 있다. 일본은 장수 인센티브를 부여한 톤틴형 연금상품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은 불치병·만성질환 진단 시 사망보험금을 조기 지급하는 ‘생활혜택특약(Living Benefit Riders)’을 보편화했다. 

홍콩 역시 가속사망보험금 제도를 통해 질병·요양 사유 발생 시 사망보험금 일부를 선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보고서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에 소비자 보호 장치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동화 금액은 기존 사망보험금보다 줄어들 수 있고 연금 개시 시점에 따라 총 수령액이 달라지는 만큼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유동화된 연금은 일정 조건을 초과할 경우 과세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세제 관련 안내 역시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보고서는 “금융당국은 복잡한 상품 구조에 대한 설명의무를 강화하고 고령층 소비자가 자신의 재무상황과 기대여명을 고려해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또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노후소득을 보완하는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연금 수령액은 월 10만~20만원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존 종신보험의 해약환급금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유동화 비율이 사망보험금의 최대 90% 이내로 제한돼 있어서다. 

따라서 대부분의 가입자가 기대하는 생활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실질적인 노후재정 보완 수단으로서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보고서는 과거 ‘보험 혁신 및 건전화 방안’에 따른 연금전환 제도가 정착하지 못했던 사례를 들며, 유사한 한계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고령층의 건강상태·재무 여건 등 개인별 특성을 반영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