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3370만건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온라인 쇼핑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마트 업계에서도 '잃어버린 고객 되찾기'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구조적 한계와 소비 트렌드 변화로 반사이익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직접 보고 사면 안전"…마트 업계 기대감
경찰청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에는 쿠팡 사태를 악용한 피싱 제보가 하루 20~30건씩 들어오고 있어 온라인 쇼핑 전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쿠팡 사태가 길어질 경우 그동안 온라인으로만 장보던 고객이 오프라인·타 채널로 분산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접 보고 사는 안전한 구매', '결제·회원 정보 분산 관리' 등의 장점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회원 가입 없이 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하면 최소한의 정보만 남기고 쇼핑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현실은 '온라인→온라인' 이동
하지만 오프라인으로의 회귀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은 한국 시장에서 비교할 수 없는 지위를 갖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들은 데이터 유출 이슈에 상대적으로 민감도가 낮아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쿠팡을 떠나는 소비자들도 오프라인이 아닌 네이버, 11번가 등 다른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 사태로 신뢰가 흔들린 소비자들이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이동하려는 흐름이 적잖게 나타날 것"이라며 "이를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공격적인 프로모션 경쟁도 이미 가속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쿠팡에서 이탈한 고객을 자사 플랫폼의 충성 고객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시키느냐가 향후 시장 재편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통법 규제·1인가구 니즈 불일치도 장애물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 휴업, 심야 영업 제한, 전통시장 반경 1㎞ 이내 출점 금지 등 규제를 두고 있다. 의무 휴업일과 심야 시간에는 온라인 주문 배송도 할 수 없다. 24시간 365일 주문 가능한 온라인과 비교하면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체 유통업체 매출 중 대형마트 비중은 10.5%에 불과한 반면 온라인 비중은 52.0%에 달했다. 대형마트는 올 1~3분기 내내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지만, 온라인 채널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가구의 36.1%를 차지하는 1인가구에게 오프라인 마트는 더욱 매력이 떨어진다. 대용량 제품 위주의 상품 구성, 직접 방문과 운반의 번거로움, 주말·심야 이용 제한 등은 소포장·새벽 배송·편의성을 추구하는 1인가구의 니즈와 반대된다.
이마트·롯데마트는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
오프라인 마트들은 쿠팡 사태를 계기로 단순한 '안전성' 마케팅보다는 본질적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마트는 본업경쟁력 강화 추진 일환으로 불황형 소비, 가성비 심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가격경쟁력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경우 일반 할인점 대비 적은 상품 수를 대단량으로 매입해 매입 비용을 낮추는 전략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올해 누계(1~10월) 전 지점 매출이 8.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번 쿠팡 사태는 '온라인의 위기'가 아닌 '온라인 내 경쟁 구도 재편'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에 익숙해진 대다수 소비자들은 오프라인보다 보안이 더 나은 다른 온라인 플랫폼을 선택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