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 입법이 플랫폼 노동자들의 일할 기회를 오히려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업으로 배달 라이더와 대리운전 기사 등을 하고 있는 N잡러들 사이에서는 "보호한다더니 오히려 가장 큰 장점인 자율 근무를 막는다"며 반발이 나오고 있다.
5월까지 ‘2중 입법’ 추진…870만 명 영향
고용노동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국회는 플랫폼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두 갈래 입법을 올해 5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핵심은 모든 취업자에게 보편적 권리를 부여하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기본법)’과 플랫폼 종사자를 근로자로 간주하는 ‘근로자 추정제(근로기준법 개정안)’다.
이번 입법의 목표는 그동안 법적 사각지대에 있던 프리랜서·특수고용직 등 약 870만 명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것이다. 이 중 배달·대리기사만 최소 200만 명에 달한다.
“절반이 부업인데…주 52시간 덫에 걸리나”
가장 큰 논란은 ‘근로자 추정제’ 도입에 따른 주 52시간제 적용이다. 근로자 추정제가 시행되어 플랫폼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면, 법정 근로시간 상한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
업계는 현재 활동 라이더의 절반 이상이 전업이 아닌 부업인 것으로 추산한다.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 남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하던 이들은 근로시간 합산 및 관리 문제로 인해 사실상 겸업 활동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여러 플랫폼을 오가며 수익을 극대화하던 방식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4대 보험 부담에 ‘실수령액’ 감소 우려
비용 문제도 쟁점이다. 근로자 추정제로 근로자 지위를 얻게 되면, 현재 부담하는 산재·고용보험 외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절반을 추가로 내야 한다. 건당 수입을 받는 구조에서 보험료 공제액이 늘어나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플랫폼 기업들 역시 비상이다. 사업주가 부담해야 할 4대 보험료, 주휴수당, 퇴직금 등이 한꺼번에 부과되면 인건비가 30~50%가량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결국 소비자 배달비 인상이나 수익성이 낮은 지역의 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보호인가 규제인가” 엇갈리는 현장 반응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전업 종사자들은 산재 위험 등으로부터 최소한의 안전망을 갖추게 된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부업 종사자들은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일하는 유연성이 플랫폼 노동의 핵심인데, 이를 규제하는 것은 독”이라고 비판한다.
더불어 노동계 일각에서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의 실효성을 지적한다. 상당수 조항이 선언적 문구에 그쳐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의무를 지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부 “단계적 보완 나설 것”
노동부는 기본법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노동부는 "기본법 제정만으로 모든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정과제에 따라 기본적인 권리를 선언하고, 이후 개별법에서 보호 수준을 끌어올려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노동부는 “기본법 제정으로 모든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정과제에 따라 기본적인 권리를 먼저 선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후 근로자 추정제 등 개별법 논의를 통해 보호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고용보험·산재보험 적용 확대나 괴롭힘 방지 제도 보완은 추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