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가전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세라젬의 ‘척추 스캔’ 기술이 법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지난해 말 대법원은 세라젬의 일부 척추 스캔 관련 특허에 대해 이미 업계에 개시된 기술들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술적 사상에 속한다며 무효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이번에 무효가 된 특허 기술은 범용화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이로 인해 세라젬은 중소기업 A사에 제기했던 특허권 침해 소송을 취하했다.
법원 “모터 부하 측정 방식, 설계적 변경에 불과”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세라젬이 A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 소송에서 세라젬의 ‘인체 스캔 기능을 갖는 온열치료기’ 특허를 무효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세라젬은 중소기업에 먼저 소송을 제기했다가 오히려 자사 특허가 무효가 되는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양사의 공방은 2023년 4월 세라젬은 A사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이에 A사는 특허심판원에 특허 무효심판을 청구하면서 맞불을 뒀다. 1심 격인 특허심판원에서는 세라젬이 승소하며 기술력을 인정받는 듯했으나, 2심인 특허법원에서 특허 무효 판결이 나오며 전세가 역전됐고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법원은 세라젬 특허의 핵심인 ‘이송모터의 부하값(전류·전압) 측정 및 척추 형상 정보 생성’ 구성이 이미 기존 선행발명들에 충분히 나타나 있다고 판단했다. 즉, 이번 소송에 다뤄진 특허가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기술을 필요에 따라 변경하거나 선택하는 설계적 변경에 불과하다며 진보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A사 측은 척추 굴곡도 변화에 따른 모터 부하 측정 방식이 척추 상태 파악을 위한 종래의 일반적 기술수단이며, 모터 전류를 측정해 압력을 파악하는 구성과 동일하며, 이동거리 측정을 위한 엔코더 사용 역시 일반적인 기술수단이라고 주장해 법원의 판단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세라젬 “무효 특허는 일부…고도화된 후속 기술 건재”
다만 이번 특허 무효로 인해 세라젬의 척추 스캔 기술의 전부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세라젬 관계자는 “이번에 무효된 특허는 2010년 출원된 초창기 모델의 기초 기술 중 하나일 뿐”이라며, “척추 스캔 기능은 단일 특허가 아닌 다수의 특허가 복합 구성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세라젬은 2010년 이후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왔으며, 현재 최신 모델인 ‘V9’ 등에 적용된 척추 마디 사이의 거리를 정밀하게 산출하는 독보적 기술 등 핵심 특허들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이번 분쟁은 여러 쟁점이 있는 사안으로 추가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측정 가능한 차별성 필요
이번 판결로 인해 헬스케어 가전 업계에는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프리미엄 가격에 걸맞은 차별화된 가치를 임상 데이터나 고도화된 알고리즘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던져진 것으로 보인다.
한 특허 전문가는 “특허의 독점권이 사라진 것은 시장 전체의 기술 평준화를 가져오겠지만, 역설적으로 세라젬과 같은 선두 기업이 더 정교한 소프트웨어와 AI 기술로 달아나야 할 이유가 됐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