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줌인] 에코프로 오너가, 대여금으로 인수한 '에코프로비엠 주식'…코스피 5000에 '대박'
[재계줌인] 에코프로 오너가, 대여금으로 인수한 '에코프로비엠 주식'…코스피 5000에 '대박'
  • 정단비
  • 승인 2026.02.0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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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본 레버리지로 2020년 자산 437억 소기업, 4년 만에 자산 9175억으로 급성장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연초 대비 급등하며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일가가 가족회사를 통해 단행한 ‘주식 거래’가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다. 현금 동원 능력이 사실상 전무했던 오너 일가 회사가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대여금으로 인수한 후 9000억원대 자산 보유 회사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에코프로 측은 "(당시의 선택은)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에서 자회사는 손자회사 외의 다른 계열사 지분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모두 정리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식 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풀리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고, 블록딜로 할인을 하면 배임 가능성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은 정부의 주요 정책 일환"이라며 "세무조사에도 지적을 받은 바 없고 주가가 폭락했을 시기에도 이자 등 금융 비용을 감당해왔는데, 억울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건의 시작은 2021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전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가족회사 ‘데이지파트너스(옛 이룸티앤씨)’는 계열사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으로부터 에코프로비엠 신주인수권 100만주와 보통주 16만9725주를 매입했다.

당시 거래 금액은 총 4871억원. 주목할 점은 매입 방식이다. 2020년 말 기준 데이지파트너스의 자산 총계는 437억원, 현금성 자산은 단 5억원에 불과했다. 자기 자본의 11배가 넘는 주식을 사들이면서 이들은 대금을 즉시 지급하는 대신 회계상 ‘채무 미지급금’으로 계상했다. 미지급금은 주가가 급등한 이후인 2023년에야 완납됐다.

무상증자 거치며 보유 주식 4배로…자산 가치는 21배 폭등

해당 주식의 뿌리는 2016년 발행된 에코프로비엠의 제1회차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다. 상장 전 저가에 발행된 신주인수권이 계열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오너 일가 회사인 데이지파트너스에 매각된 것이다.

외상으로 확보한 지분은 2022년 무상증자를 거치며 기존 115만주에서 460만주로 4배 불어났다. 2026년 1월 현재 데이지파트너스는 일부 매도 후 남은 390만5136주(지분율 3.99%)를 보유 중이다. 

2020년 437억원이었던 데이지파트너스의 자산 총계는 주가 급등에 힘입어 2024년 말 기준 9175억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자산 규모를 약 21배 키운 셈이다. 물론 에코프로비엠이 주가 암흑기를 맞은 2025년에는 주식 가치가 하락하며 인고의 시간을 버티기도 했다.

주식 담보 대출 → 오너가 골프장 사업 자금줄로

눈길을 끄는 점은 이렇게 획득한 주식이 또 다른 오너 일가 회사의 사업을 위한 자금 창구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데이지파트너스는 보유 중인 에코프로비엠 주식 중 256만5370주(보유량의 약 65%)를 금융권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은 이동채 전 회장 일가 지분이 60%를 넘어서는 건설 계열사 ‘해파랑우리’에 대여금 형식으로 수혈되고 있다. 해파랑우리는 현재 포항 지역에 대규모 골프장 조성을 추진 중인 곳이다. 계열사 주식 외상 매입 → 주식 담보 대출 → 오너가 개인 사업(골프장) 자금 지원으로 이어지는 자금 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이자나 대금을 지급한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하더라도 오너 일가는 개인 자금 투입 없이 계열사 자산을 지배력 확대와 부의 증식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데이지파트너스는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에코프로의 지분도 4.81%를 보유하고 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뉴시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