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형 퇴직연금 도입해 수익률·노후소득 강화
일터에 들어서는 순간 퇴직연금 가입이 자연스러운 기본값이 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뀐다. 퇴직금 중심으로 운영돼 온 국내 퇴직급여 체계가 노후소득 보장을 전제로 한 연금 중심 구조로 전환되는 첫 분기점이 마련됐다.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모든 사업장에 퇴직연금 도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데 합의했다.
2005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이후 20여 년 만에 노사정이 제도 구조 전반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선언문에 따르면 노사정은 퇴직연금이 근로자의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제도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퇴직급여의 사외적립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사업장 규모와 여건을 고려해 퇴직연금 도입을 순차적으로 확대하되,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방식은 영세·중소기업 실태조사 이후 확정하기로 했다.
현재 퇴직연금 도입률은 26.5%에 머물러 있다. 대기업의 도입률은 90%를 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10% 수준에 그친다.
노사정은 제도 전환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부담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정부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다만 과태료 부과나 중도 인출 제한 등은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수익률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이 추진된다. 기금형은 개별 가입자가 아닌 운영 주체가 공동 기금을 조성해 운용하는 방식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사정은 기존 계약형 제도와 기금형을 병행 운영하고, 확정기여형(DC형)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형의 기금형 모델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노사정은 또 퇴직연금이 근로자의 노후를 위한 자산인 만큼, 기금 운용 과정에서 가입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수탁자 책임과 투명한 지배구조,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이번 합의를 토대로 제도 개선과 관련 법 개정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