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83% 중장년 채용 경험 있지만…급여·역량 미스매칭 여전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인 서울의 노동력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서울은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전국보다 10년 앞서 시작된 가운데 숙련 인력의 조기 유출과 노후 소득 불안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 초고령화 대응 위한 계속고용제도와 중장년 고용정책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중장년층은 일터에서 밀려난 뒤에도 생계를 위해 20년 가까이 더 일해야 하는 ‘소득 절벽’ 구간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 인구 구조는 전국 대비 훨씬 압축적이고 변동성이 큰 전환기를 겪고 있다. 서울은 이미 2009년에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779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이는 전국(2019년 정점)보다 10년이나 이른 수치다.
특히 2052년에는 서울의 생산연령인구가 439만명까지 떨어져 2022년 대비 약 36.5%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고령화의 질적 구조다. 2052년 기준 서울의 전체 고령인구 중 75세 이상이 62.4%를 차지하고, 85세 이상 초고령층 비중도 24.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층 감소와 노동력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급감이 동시에 나타나는 ‘삼중고’가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9.4세에 떠나는 일터…희망 은퇴는 69.4세
서울 중장년층의 노동시장 잔류 의지는 높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주된 일자리 평균 퇴직 연령은 49.4세인 반면, 구직자가 희망하는 은퇴 연령은 평균 69.4세에 달한다. 퇴직 후 최종 은퇴까지 약 20년이라는 긴 경제활동 공백기가 발생하는 셈이다.
중장년 구직자 10명 중 7명은 생활비 마련 등 경제적 이유로 70세 이후에도 일하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의 전문 일자리 비중이 10년새 59.4%에서 68.4%로 증가하며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기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중장년층이 노동시장 외곽으로 밀려날 위험도 커지고 있다.
희망적인 것은 현장 실태조사 결과 서울 기업들의 중장년 인력 수요가 작지 않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업체 411개 중 83.0%가 최근 3년간 중장년 채용 경험이 있었고, 81.7%는 향후 1년 내에도 채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인력 부족이 심각한 돌봄·사회복지 분야의 채용 경험률은 90.2%에 육박했다.
그러나 채용 과정에서의 미스매칭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업들은 중장년 채용의 애로사항으로 ‘구직자의 높은 희망 급여’(31.0%), ‘원하는 직무 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의 어려움’(17.0%), ‘기존 조직 적응 문제’(16.7%) 등을 꼽았다.
서울연구원은 이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브랜드인 ‘서울4064’ 구축을 제언했다. 이는 40대의 조기 경력 전환 준비, 50대의 직무 전환 및 재취업 지원, 60대의 재고용 지원을 하나로 묶는 예방적 고용 정책 체계다. 기존 정부 정책보다 10년 앞선 40대부터 선제적으로 개입해 숙련 인력 유출을 막겠다는 취지다.
함께 제안된 ‘서울형 안정계속고용제’는 정년 도래자를 대상으로 기업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모델이다. 연구진은 정년 자체를 연장하기보다 기존 계약 종료 후 재계약하는 ‘재고용’ 방식을 핵심 대안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 2025년부터 서울시 산하기관의 공무직과 IT, 돌봄 직무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벌여 직무별 표준 가이드라인과 성과 기반 임금 체계를 검증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