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들의 개인정보 잔혹사, 11개월 무방비 노출 ‘충격’
기부천사들의 개인정보 잔혹사, 11개월 무방비 노출 ‘충격’
  • 차미경
  • 승인 2026.03.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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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명 민감 정보 노출, 공익법인 보안 관리 ‘구멍’
투명성 챙기다 사생활 침해, 실효적 재발 방지책 시급

기부금의 투명한 집행을 약속했던 국내 대표 공익법인들이 정작 기부자의 소중한 개인정보 보호에는 처참한 실패를 드러냈다. 

'사랑의열매'와 '희망브리지'에서 발생한 연쇄 유출 사고는 공공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기관들의 보안 의식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는 2000만원 이상 고액 기부자 600여 명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11개월간 홈페이지에 방치했다. 

유출 대상에는 주요 정치인과 기업인 등이 포함돼 파장이 일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역시 기부자 1000여 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결산 자료를 20일간 노출하다 뒤늦게 삭제했다. 

두 기관 모두 기부의 '투명성'을 증명하려다 기부자의 '사생활'을 희생시킨 셈이다.

이러한 사고는 최근 대형 플랫폼이나 공공기관에서 반복되는 정보 유출 사례와 맞물려 시민들의 불안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주민번호가 사실상 '공공재'로 전락했다는 자조가 나올 정도로 유출이 일상화되면서, 선의를 베푸는 행위조차 사생활 침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유출 인지 후 72시간 이내에 관계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기부금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결산 공시가 오히려 기부자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공익법인 전반의 데이터 보호 관리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과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