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예외 상황이 핵심"…현대차 합작법인 모셔널, 올해 말 무인 로보택시 띄운다
"1%의 예외 상황이 핵심"…현대차 합작법인 모셔널, 올해 말 무인 로보택시 띄운다
  • 정단비
  • 승인 2026.03.0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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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운전자가 없이 자동차 운행이 가능한 시대가 오고 있다.

실제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피닉스에서는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웨이모가 운영하는 완전 무인 로보택시 '웨이모 원'은 지난해 한 해에만 1400만건의 탑승 서비스를 제공했다. 테슬라는 올해 4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전용 로보택시 사이버캡 양산에 들어간다.

여기에 현대자동차그룹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이 올해 말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를 공식화했다. 모셔널 CEO 로라 메이저는 최근 현대차그룹 공식 팟캐스트에서 "상용화 준비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모셔널 CEO 로라 메이저가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모셔널 CEO 로라 메이저가 인터뷰하는 모습

AI가 90%, 나머지 1%가 승부처

모셔널의 기술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은 AI 기반 거대주행모델(LDM)이 처리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규칙을 일일이 입력하는 대신, AI가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판단한다. 전체 주행의 90% 이상이 여기에 해당한다.

문제는 갑작스러운 공사 구간, 비정형 보행자 동선, 도로 위 낙하물 등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운 1%의 예외 상황이다. 모셔널은 이 구간에 별도의 안전 가드레일 시스템을 적용한다. AI 판단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기 전에 개입하는 일종의 안전망이다.

메이저 CEO는 이 1%를 리스크가 아니라 자산으로 규정하며 "예외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1%의 엣지케이스가 자율주행 차량의 성능을 개선하는 핵심 학습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실패를 빨리 발견할수록 빨리 고칠 수 있다는 '빠르게 실패하자(fail fast)' 원칙이 그 배경이다.

이에 2024년에는 시스템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큰 변화를 단행했다. 기존 기술을 개선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크지만, 주행 품질과 복잡한 도시 환경 대응 능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메이저 CEO는 설명했다.

사진=모셔널 로보택시가 라스베가스 거리를 주행하는 모습
사진=모셔널 로보택시가 라스베가스 거리를 주행하는 모습

상반된 두 도시에서 동시에 테스트하는 이유

모셔널은 라스베이거스와 피츠버그를 주요 테스트 거점으로 삼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넓은 도로, 예측 가능한 격자형 구조, 일정한 보행 패턴을 가진 계획 도시다. 피츠버그는 좁고 굽은 도로, 불규칙한 교차로, 다리와 터널이 뒤섞인 오래된 도시다. 자율주행 차량이 가장 편한 환경과 가장 까다로운 환경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는 구조다.

메이저 CEO는 "상반된 환경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전 세계 어떤 도시에서도 적용 가능한 범용적인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지역 지도에 의존하는 방식과 거리를 두겠다는 포지셔닝으로도 읽힌다.

13만번의 탑승으로 얻은 것

모셔널이 경쟁사와 다른 지점이 하나 더 있다. 승객 경험 데이터다.

모셔널은 우버·리프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미 13만회 이상의 유료 주행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축적한 건 주행 기록 뿐만 아니라 탑승객이 차 안에서 어떤 화면을 원하는지, 경로를 바꾸고 싶을 때 어떻게 시스템이 반응해야 하는지, 중간에 내리려면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등 운전자 없는 차 안에서 승객이 겪는 경험 전반을 학습했다.

메이저 CEO는 "상용화에 앞서 승객 경험 전반을 고도화하는 것은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며,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도, 타는 사람이 불안하면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전했다.

업계에서 모셔널은 위치는?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은 이미 규모 경쟁 단계에 진입했다. 웨이모는 2026년 마이애미, 댈러스, 워싱턴 DC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20개 도시 체제를 준비 중이다. 테슬라는 카메라와 AI만으로 자율주행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비용 경쟁력을 앞세운다. 아마존 자회사 죽스는 운전대 없는 전용 차량으로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모셔널은 AI 유연성과 안전 시스템의 결합, 범용성을 겨냥한 테스트 전략, 그리고 실제 탑승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설계를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2024년 공동 설립자인 앱티브가 투자에서 손을 떼면서 현대차그룹은 지분 86%를 보유한 사실상 독자 경영 체제로 모셔널을 이끌고 있다. 설립 이후 누적 투자액만 5조원에 달하는 만큼, 올해 말 상용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분기점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로보택시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70~100% 수준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말 모셔널의 무인 서비스가 실제로 출발선을 끊는다면, 현대차그룹이 이 경쟁에서 어느 자리를 차지할지 가늠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