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전자발찌 착용했지만 접근 경보 없어
스토킹 피해로 보호 조치를 받던 20대 여성이 과거 사실혼 관계였던 남성에게 살해되면서 피해자 보호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피해자는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아 경찰 보호 대상에 포함돼 있었고 가해자는 전자발찌 착용 상태였지만 범행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5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58분께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의 한 도로에서 40대 남성 A씨가 2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B씨는 범행 직전인 오전 8시 56분께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112에 신고했으나 범행이 순식간에 이뤄지면서 구조를 받지 못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차량을 이용해 도주하면서 전자발찌를 훼손했으며 약 1시간 뒤 경기 양평군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검거 당시 그는 차량 안에서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의식이 없는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과거 사실혼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5월 B씨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법원은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를 결정했다.
이후에도 접근이 이어지자 B씨는 올해 1월 경찰을 찾아 상담했고 스마트워치 지급과 맞춤형 순찰 등 보호 조치를 받았다.
같은 달 B씨 차량에서 위치추적 장치로 의심되는 물건이 발견되면서 스토킹 및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고소가 이뤄졌고, 법원은 A씨에게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2·3호를 적용해 연락과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했다.
다만 가해자에게 구속 상태로 유치하는 잠정조치 4호나 위치 추적을 강화하는 잠정조치 3의2호는 적용되지 않았다.
A씨가 착용한 전자발찌도 과거 다른 성범죄 사건으로 부착된 것이어서 피해자 접근 시 자동 경보가 울리는 장치는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기북부경찰청은 피해자의 신고 이력과 사건 대응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