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의약품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하면서 제약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보험 등재 의약품 가격 조정이 현실화될 경우 병원 처방 중심 제약사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제약사별 매출 구조에 따라 정책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의약품 중심 기업이나 신약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인 반면, 병원 처방용 제네릭 의약품 비중이 높은 기업은 수익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OTC 중심 기업…보험약 의존도 낮아 정책 영향 제한적
대표적으로 일반의약품 중심 사업 구조를 가진 동화약품은 약가 정책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으로 꼽힌다.
일반의약품(OTC·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의약품)은 건강보험 약가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다. 동화약품은 활명수, 후시딘, 판콜, 잇치 등 일반의약품 브랜드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구축해 왔다.
동화약품의 2025년 연간 매출은 약 4964억원이다. OTC 매출 비중이 50% 이상으로, 보험약 의존도가 낮아 정책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헬스케어 사업 비중이 높은 동국제약 역시 비교적 방어력이 있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동국제약은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외에도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헬스케어 사업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잇몸약 인사돌,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 등 기존 일반의약품 브랜드에 더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가 성장하면서 의약품 외 사업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동국제약의 2025년 연간 매출은 약 9269억원 수준으로, 헬스케어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 구조는 전문의약품 중심 제약사보다 약가 정책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신약 중심 제약사도 상대적 '방어주'
신약 연구개발 중심 전략을 추진하는 대형 제약사들도 약가 인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그룹으로 평가된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2025년 기준 매출은 1조5475억원, 영업이익은 257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14.8%에 달하며 개량신약과 신약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술수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유한양행 역시 연구개발과 기술이전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2025년 연간 매출은 약 2조1866억원이다. 폐암 치료제 렉라자 등 혁신 신약 성과와 기술료 수익이 확대되면서 신약 중심 사업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약 파이프라인과 기술이전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약가 정책 변화에 따른 직접적인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네릭 중심 중견 제약사는 정책 영향 민감
반면, 병원 처방용 제네릭 의약품 비중이 높은 중견 제약사들은 정책 변화에 더 민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를 들어 JW중외제약은 연매출 약 7000억원대, 대원제약은 약 5900억원 수준, 경동제약은 약 1900억원대 매출 규모를 보이며 전문의약품 중심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일동제약 등 제네릭 의약품 비중이 높은 중견 제약사들이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 등재 의약품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약가 인하 시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제약사들은 건강기능식품이나 뷰티에 진출한 사례도 많기 때문에 제네릭 의약품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며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제약사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약가 정책 논의는 제네릭 중심 기업과 연구개발·헬스케어 중심 기업 간 구조적 차이가 향후 제약사 실적 변동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불어 중소형 제약사가 이익에 영향을 받게 되면 제약업계 전체읙 구조적인 재편도 일어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