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보다 보험료 30% 저렴…비급여 자기부담률 최대 50%로 상향
‘4월 보험료 인상’ 절판 마케팅 기승…개별 상황 맞춘 꼼꼼한 확인 필수
다음 달부터 실손의료보험이 5세대로 옷을 갈아입는다. 이번 개편은 치솟는 보험료를 잡기 위해 보장 구조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는 것이 핵심이다. 건강하고 병원 이용이 적은 가입자에게는 보험료를 대폭 낮춰주는 혜택이 돌아가지만,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를 자주 받는 이들은 보험료 부담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정부와 보험업계가 5세대 실손보험을 내놓은 배경에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비급여 진료비가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비급여 진료비용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의과 분야 비급여 진료비는 1조10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등 특정 항목에 이용이 쏠리며 보험사 손해율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5세대 실손은 비급여 항목을 중증과 비중증으로 분리해 관리한다. 암이나 뇌혈관 질환 등 생명과 직결된 중증 치료는 기존처럼 연간 5000만원까지 보장하며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입원 시 자기부담금 한도를 500만원으로 설정해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반면 과잉 진료 우려가 큰 비중증 항목은 연간 보장 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폭 축소해 불필요한 의료 쇼핑을 원천 차단하는 구조를 갖췄다.
낮아지는 보험료, 높아지는 자기부담금
보장 범위가 깐깐해지는 만큼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은 한결 가벼워진다. 5세대 실손의 보험료는 현재 판매 중인 4세대보다 약 30% 저렴하게 책정될 전망이다. 1세대 가입자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
여기에 직전 2년간 비급여 보험금을 받지 않은 가입자에게는 이듬해 보험료를 10~15% 추가 할인해주는 무사고 혜택을 강화해 건강할수록 이득인 구조를 명확히 했다.
혜택의 이면에는 높아진 자기부담금이 있다. 도수치료 등 비중증 비급여 항목의 자기부담률은 기존 30%에서 50%로 상향된다. 가령 7만원짜리 도수치료를 받았을 때 기존에는 3만원만 내면 됐지만 5세대에서는 5만원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병원을 자주 갈수록 가입자가 체감하는 의료비 부담은 이전보다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입자들은 무조건적인 전환보다 자신의 의료 이용 패턴을 먼저 분석할 필요가 있다. 2009년 이전 가입한 1·2세대 실손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는 비싸지만 자기부담금이 거의 없고 보장 범위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평소 지병이 있거나 정기적으로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받아야 하는 가입자라면 비싼 보험료를 내더라도 기존 계약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할 수 있다.
2013년 이후 가입한 2세대 후기 및 3·4세대 가입자들은 조만간 재가입 주기가 돌아온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들은 어차피 일정 기간마다 최신 상품으로 계약을 갱신해야 하므로 병원 이용이 적다면 보험료가 저렴한 5세대로 미리 갈아타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다만 한 번 5세대로 전환하면 과거의 넓은 보장 조건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으므로 노년기 의료비 리스크까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공포 마케팅 주의…’보험료 인상’ 광고의 함정
새로운 상품 출시를 앞두고 현장에서는 ‘절판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판매처에서는 금융감독원이 고시한 평균공시이율 하락을 근거로 다음 달부터 모든 보험료가 10% 이상 오른다며 서두를 것을 종용하고 있다.
하지만 예정이율 조정에 따른 영향은 보험사나 상품별로 천차만별이며 모든 상품의 보험료가 일률적으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
특히 5세대 실손의 보장 공백을 메워야 한다며 고가의 수술비나 진단비 특약 가입을 권유하는 행위도 경계해야 한다. 시간에 쫓겨 서둘러 가입했다가 중도에 해지할 경우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받지 못하는 무·저해지 상품의 특성상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광고 문구에 휘둘리기보다 자신의 최근 3년간 의료 이용 내역을 먼저 확인하고 실제 보험료 변동 폭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권장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