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지자체 통합돌봄, 서울·경기·부산은 뭐가 다를까
[뉴스줌인] 지자체 통합돌봄, 서울·경기·부산은 뭐가 다를까
  • 김영호
  • 승인 2026.03.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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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부터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전면 시행된다.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따라 노인·장애인 등이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한 번에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초기 30종 서비스로 시작해 2030년까지 60종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그런데 겉으로는 '전국 통일' 제도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지자체마다 준비 수준, 서비스 설계, 1인가구 대응 방식이 제각각이다.


서울: 5대 분야 통합, 1인가구 특화 인프라까지


서울시는 보건의료·건강·요양·돌봄·주거 5개 분야를 중심으로 '서울형 통합돌봄모델'을 구축했다. 핵심은 동주민센터 창구 단일화다. 돌봄이 필요한 본인이나 보호자가 가까운 동주민센터에 한 번만 신청하면, 복지플래너·방문간호사·돌봄매니저 등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심층면담과 주거환경 점검을 거쳐 개인별 지원계획을 세우는 방식이다.

자치구에 설치된 통합돌봄지원센터가 복잡한 복합 케이스를 담당하고, 각 동주민센터에 배치된 복지·보건 인력이 현장을 지킨다.

1인가구 특화 서비스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서울시 1인가구 동행서비스'는 병원·약국 동행(건강동행), 이사 지원(이사동행), 심리상담(마음동행) 세 축으로 구성돼 있으며, 중위소득 100% 이하 1인가구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신청은 콜센터나 씽글벙글 서울 포털에서 가능하다. 


경기: '누구나 돌봄' 브랜드로 소득 기준 없애


경기도는 독자 브랜드 '누구나 돌봄'을 내세웠다. 생활지원·식사지원·이동지원·주거안전지원·일시보호·심리상담·재활돌봄·방문의료 등 8대 서비스로 구성된 경기도형 통합돌봄 사업이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소득·연령 기준을 없앤 것이다. 일반 복지제도가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중심으로 설계된 것과 달리, 누구나 돌봄이 필요하면 신청할 수 있다.

경기도가 2025년 이용자 1만 7549명을 분석한 결과, 1인가구 비율이 73%, 65세 이상 어르신이 74%였다. 대상자 4명 중 3명이 홀로 사는 고령 1인가구인 셈이다. 누구나 돌봄은 2024년 15개 시군에서 시작해 올해 하남시와 성남시까지 합류해 31개 전 시군으로 확대됐다.

다만 법 시행 준비 과정에서 시행규칙 확정 지연과 조례 제정 일정 부족으로 일부 시·군 담당자들 사이에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 '15분 돌봄도시' 비전, 소득 기준 상향


부산시는 지난 10일 '부산형 통합돌봄 비전 선포식'을 열고 '15분 돌봄도시 부산'을 목표로 내걸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비용 지원 대상 확대다. 기존 중위소득 70% 이하에서 100% 이하로 기준을 올렸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1인가구 증가에 따른 돌봄 수요 확대를 사전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서비스 설계 면에서도 전국 공통 30종에 더해 주거환경 개선과 방문운동 서비스를 추가해 총 8종의 시 특화서비스를 얹었다. 재택의료센터는 28곳으로 확대하고, 퇴원환자 연계 병원도 늘릴 계획이다.

시는 이번 정책으로 돌봄 지원 인원이 현재 1만5000명에서 최대 5만 명까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 1월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준비도 평가에서도 조례·조직·인력 3개 지표 모두 90% 이상을 기록해 전국 평균(약 88%)을 웃돌았다.


예산 격차가 핵심 변수


세 지역의 차이를 결정짓는 밑바탕은 결국 예산이다. 정부는 2026년 통합돌봄 예산을 전년 71억원에서 914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지역서비스 확충 예산 620억원은 지자체별 고령화율과 의료취약지 여부에 따라 4억·8억·10억원으로 차등 배분된다.

서울처럼 재정 여건이 양호한 지자체는 자체 예산으로 1인가구 특화 서비스까지 별도 운영할 수 있지만, 재정이 빈약한 지자체는 국가 배분 예산 안에서 공통 30종을 채우는 것도 빠듯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인가구 입장에서 세 지자체를 비교하면, 서울은 전용 창구·포털·서비스까지 갖춰 접근성이 높고, 경기는 소득 기준 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는 문턱 낮춤이 강점이다. 부산은 소득 기준을 올리고 특화서비스를 더했지만, 실질적인 서비스 확대 효과는 3월 27일 이후 실제 집행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통합돌봄은 설계상 '지역 특화서비스'를 허용하는 구조다. 각 지자체가 지역 수요에 맞게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여백을 채울 재정과 인력이 지역마다 다른 이상, '전국 통일'은 출발선에 불과하다. 1인가구가 어떤 도시에 사느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돌봄의 질이 달라지는 구조는, 제도 시행 이후에도 오래 남을 문제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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