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옮기면서 출퇴근 시간이 크게 늘어난 1인가구가 이사를 결심해야 할 시점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통근 시간과 주거비 비중, 두 가지 지표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출퇴근 왕복 2시간, 삶의 질 갈리는 경계선
2023년 서울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시민의 13.5%가 편도 1시간 이상을 통근·통학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민 100명 중 약 14명이 하루 왕복 2시간 이상을 길 위에서 보내는 셈이다. 통근 시간이 60분 이상인 경우, 10분 미만 대비 전체 통근 환경 만족도가 약 23% 낮았으며, 70분 이상으로 길어질수록 만족도와 행복도 감소 폭은 더 커졌다.
또 통계청 '2024년 통근 근로자 이동 특성 분석 결과'에서도 수도권 직장인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82분으로 전국에서 가장 길었다. 이미 평균이 왕복 1시간 20분을 넘는 수도권에서 편도 1시간 30분짜리 직장으로 이직한다면, 일상에서 출퇴근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지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도 크다. 한국교통연구원 보고서에서는 추산한 통근 1시간의 경제적 가치는 월 94만원이다. 소음·진동, 타인과의 접촉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여가 시간 감소를 금액으로 환산한 값이다. 왕복 3시간 출퇴근을 유지할 경우 한 달 손실은 188만원을 훌쩍 넘는다.
서울연구원은 장거리 통근자 증가의 배경으로 주택 가격 상승을 꼽았다. 2010년대 이후 서울 등 수도권의 도시화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경기나 서울 외곽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늘었고, 장거리 통근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분석이다.
주거비 비중 30% 넘으면 '과부담' 상태
이사를 결심하기 전에 경제적 여건도 따져봐야 한다. 소득 대비 임대료 비중인 RIR(Rent to Income Ratio)이 핵심 지표다. 국토교통부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RIR은 15.8%이며, 수도권은 20.3%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적정 RIR은 20% 내외다. RIR이 30%를 넘으면 통계적으로 '주거비 과부담' 상태로 분류된다. 월급의 3분의 1이 주거비로 빠져나가는 구조에서는 저축 여력이 사실상 사라진다.
월세가 10만원 오르면 연간 추가 부담은 120만원이다. 현재 거주하는 집이 미래 자산을 갉아먹을 만큼의 가치를 지니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사비, 할부로 환산하면 부담 줄어
이사비 부담에 발이 묶이는 경우도 많다. 복비·이사비·입주 청소비까지 합산하면 상당한 목돈이 나가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 환경에서 얻을 편익보다 당장 지출되는 비용을 약 2배 더 크게 느낀다고 설명한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총 이사 비용을 거주 예정 기간으로 나눠 월 분담금으로 환산하는 방식이 제안된다. 이사 비용이 120만원이고 계약 기간이 2년이라면 월 5만원꼴이다. 왕복 3시간의 통근 시간이 해소된다면 한 달 60시간 이상을 되찾는 효과와 맞바꾸는 계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