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27일 '돌봄통합지원법(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의 전면 시행을 앞두고, 제도의 핵심인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예산 편성 방식과 실효성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쏟아졌다.
사회보험 재정 의존의 한계와 ‘돌봄기금’ 신설론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쟁점은 재원의 독립성이다. 현재 정부는 통합돌봄 예산을 별도의 일반회계보다는 건강보험이나 장기요양보험 재정에서 충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황병래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위원장은 정부가 사회보험 재정을 ‘쌈짓돈’처럼 쓰려 한다며, 이는 기존 보험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경고했다. 발제자인 김창보 운영위원 역시 인력 확충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별도 기금’ 설치가 제도 안착의 선결 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예산 실효성 논란과 ‘투트랙’ 재정 구조
정부가 편성한 예산 규모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현재 책정된 약 620억원 규모의 예산은 시범사업의 연장선에 불과하며 전국 단위 사업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주현 한국노총 선임차장은 보편적 돌봄은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지역 특화 사업은 별도 재원에서 운용하는 ‘투트랙 접근법’을 제안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로 이원화된 관리 체계로는 재원의 효율적 배분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성과 차등 지원의 함정과 공공성 훼손 우려
정부의 ‘성과 기반 차등 지원’ 계획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장미옥 현장연구위원은 지역별 인프라 격차가 현격한 상황에서 2년 내 성과를 평가해 예산을 차등 배정하는 것은 낙후 지역의 돌봄 공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홍석환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예산 부족으로 돌봄 서비스가 민간 플랫폼에 의존하게 될 경우, 공공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정적인 국가 재정 투입만이 돌봄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제도 안착을 위한 통합 네트워크 구축이 과제"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서영석 의원은 코디네이터를 중심으로 한 통합돌봄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부처와 민간 영역을 아우르는 유기적인 협업 구조가 뒷받침되어야만 현장에서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취지다. 법 시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정부는 재원 독립성과 부처 간 칸막이 해소 요구에 전향적인 답변이 필요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