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한 상대적 박탈감, 주관적 행복감 저해 요인으로 지목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다시 한번 하락하며 국제 비교에서 중위권에 머물렀다. 경제 규모와 기대수명 등 객관적인 지표는 견고했지만, 사회적 신뢰 저하와 타인과의 비교를 부추기는 디지털 환경이 전체 순위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2026년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 점수는 10점 만점에 6.040점을 기록하며 조사 대상 147개국 중 67위에 그쳤다. 2024년 52위, 2025년 58위에 이어 3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대수명, 사회적 지원, 선택의 자유, 관용, 부패 인식 등 6개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산출됐다. 한국은 소득 수준과 건강 지표 등 외형적인 조건에서는 양호한 평가를 받았으나, 기부 활동을 포함한 공동체 기여도와 사회 전반의 청렴도 인식에서 최하위권 점수를 기록하며 대조적인 결과를 보였다.
특히 보고서는 행복지수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소셜미디어(SNS)의 부정적 영향을 지목했다. 디지털 플랫폼 이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타인의 삶과 자신을 끊임없이 대조하는 '비교 마인드'가 강화되고, 이것이 곧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 사회 특유의 높은 비교 성향은 공동체 내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상대적 박탈감을 심화시키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경제적 풍요가 반드시 심리적 안녕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이번 순위 하락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국가별 순위에서는 북유럽 국가들이 여전히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핀란드가 9년 연속 1위를 수성한 가운데 아이슬란드와 덴마크가 뒤를 이었으며, 비유럽권에서는 코스타리카(4위)의 도약이 눈에 띄었다. 주요국 중에서는 미국 23위, 일본 61위, 중국 65위를 기록해 한국은 주변국들보다도 낮은 행복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경제 성장을 넘어 사회적 자본인 '신뢰'를 회복하고, 디지털 환경 속에서 개인의 심리적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