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브리프] 사드(THAAD) 논쟁: 북한 핵미사일 대응 태세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①
[한선브리프] 사드(THAAD) 논쟁: 북한 핵미사일 대응 태세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①
  • 한반도선진화재단
  • 승인 2015.03.3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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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휘락 한선재단 선진국방연구회 회장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원장ⓒJTBC
박휘락 한선재단 선진국방연구회 회장/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원장

사드(THAAD)에 관한 논쟁은 순수하게 시작된 것이 아니라 '선동루머'를 퍼트려 사회를 혼란시키려는 불손한 의도에 기인되었고, 이에 일부 언론과 지식인이 가세해 국가적 나아가 국제적 의제로 악화되었다. 정부는 선동루머 대응 차원에서 사드에 관한 근거 없는 의혹에 대처하고, 확고한 북한 핵미사일 대응태세를 강화해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중국의 내정간섭으로 사드 문제는 국가의 정체성이나 자주권과 관련된 사안이 되었다. 이제 한국은 미국에게 사드의 조기 배치를 요구, 일단 배치한 다음 중국을 설득해 나가는 방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김장수 주중대사로 하여금 사드에 관한 진실을 중국 최고위층에 정확히 알리도록 해야 한다. 이제부터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는 데 업무의 최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고, 사드를 포함한 더욱 포괄적인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상해야할 것이다.

현 사드 논쟁의 본질

한국에서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의미가 큰 문제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유언비어'라고 말하고, 서양에서는 '루머'(rumor)라고 말한다. 루머는 '전파 당시 진위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정보'라고 할 수 있고, 악의성을 갖고 유포될 경우에는 '루머폭탄'(Rumor Bomb)이라고 말하듯이 폭탄과 같은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 최근 한국의 루머는 폭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선동을 위한 루머임은 분명하다.

한국에서 발생한 선동루머의 전형적인 예는 2002년 6월 13일 신효순, 김미선 두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에 관한 루머였다. 일부 선동가들은 이를 '미군에 의한 한국 여중생 살인 사건'으로 규정하여 선동을 일삼았고, 결국 2002년 대선이 반미구도로 치러지게 만들었다.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잠수정에서 발사한 어뢰가 한국의 군함인 천안함을 공격하여 격침시킨 사건임에도 '한국 정부가 고의로 격침시켰다'거나 '훈련 중이던 미 핵잠수함에 의하여 오폭 또는 충돌되었다'라는 루머를 확산시켜 국가를 혼란시킨 것은 물론 국제사회까지 퍼뜨려 국가적 망신을 초래하였다.

사드 이전에 한국 사회에서는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 미 MD 참여'라는 루머가 유포되었다. 우리가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면 이들은 반미를 선동하여 좌절시켰다. 미국 관리들이 미사일 방어에 관하여 언급만 하면 '미 MD 참여 종용'이라면서 여론을 호도하였다. 2013년 10월 16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특별 기자회견을 통하여 '미 MD에 참여할 의사도 없고, 미국이 요청한 적이 없다'는 내용을 발표하였지만, 아직도 선동가들에게 경도된 국민들이 많다. 결국 한국군은 PAC-3을 중심으로 하는 제한적인 탄도미사일 방어체제만 구축하게 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14년 6월 스캐퍼로티(Curtis Scaparatti) 주한미군 사령관이 주한미군의 보호를 위하여 본국에 사드의 한국 배치를 요청하였다고 언급하였다는 언론보도가 나가자,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것이 MD에 가입한다는 조치이고 그렇게 되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서 상당히 곤란한 입장에 빠진다는 논리로서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논리의 소설이 발간되어 다수의 국민들에게 유포되면서 선동논리는 힘을 얻게 되었다.

사드에 관한 선동가들의 논리는 중국의 내정개입을 자초하였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4년 7월 한국을 방문하여 가진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사드 배치를 주권국가 입장에서 허용하지 않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도 2014년 11월 26일 한국 국회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였고,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장관)도 2015년 2월 4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의제에 없던 사드에 관한 우려를 꺼내었다. 심지어 초임차 한국을 방문한 류첸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 조차 2015년 3월 16일 한국이 중국의 우려를 고려하여 미군의 사드 배치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의 언급을 하였다.

사드에 관한 일부 인사들의 선동루머가 국가의 정책은 물론이고, 국제적 관계에 까지 영향을 끼치면서 이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할 것이다.
 
이 글은 Hansun Policy Brief 2015년 3월 1호에 게재됐습니다. (www.hansu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