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고 운행에도 안전요원·면허 논란 과제로 남아
서울 강남의 밤거리를 누비던 자율주행 택시가 '무료 체험'의 꼬리표를 떼고 본격적인 수익 모델 찾기에 나섰다.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를 넘어, 소비자가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4월 6일 유료 전환…"강남 도심서 첫 상업 서비스"
서울시는 오는 4월 6일부터 강남과 서초 일대 약 20.4㎢ 구간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 택시의 유료화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요금은 시간대에 따라 4800원에서 6700원 사이로 책정됐다. 거리나 시간에 따른 추가 할증이 없는 단일 요금 체계로, 국내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상업 운송 서비스로 연결되는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유료화는 단순한 수익 창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24년 9월 도입 이후 올해 2월까지 약 7700건의 이용 실적을 기록하며 '무사고 3만8000km'라는 안정적인 데이터를 쌓았지만, 이제는 '지불 의사'가 있는 실제 수요를 확인해야 하는 실전 단계에 진입한 셈이다.
확대되는 규모, 여전한 '접근성' 숙제
서비스 운영 규모도 내실을 기했다. 기존 3대에서 7대로 증차해 운영하며, 호출은 기존과 동일하게 카카오T 앱을 이용한다. 운영 시간은 직장인들의 귀가 시간과 맞물리는 평일 밤 10시부터 익일 새벽 5시까지다.
다만, 늘어난 대수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강남 지역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출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경우, 유료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안전요원'과 '면허 갈등'…넘어야 할 제도적 문턱
기술적·제도적 한계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현행 규정상 차량 내에 안전관리 요원이 반드시 동승해야 하며, 어린이보호구역이나 공사 구간 등 돌발 변수가 많은 지점에서는 수동 운전으로 전환되는 한계가 명확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완전 무인 자율주행으로 가기 위한 데이터 축적 과정일 뿐, 아직은 과도기적 단계"라고 평가한다.
기존 택시업계와의 이해관계 조정도 핵심 변수다. 개인 및 법인택시 측은 자율주행 사업자에게도 동일한 면허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운영사 측은 높은 차량 도입 비용 등을 고려할 때 기존 면허 체계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혁신을 가로막는 요소라고 맞선다.
'강남' 넘어 '상암'으로 번지는 로보택시
서울시는 이번 강남 유료화를 발판 삼아 하반기에는 상암 일대에 레벨4 수준의 무인 로보택시를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주간 운행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결국 이번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의 유료화는 기술의 완성도, 시장의 수용성, 그리고 제도적 합의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