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을 당하고 있는데 경찰이 아무것도 안 해준다면? 지금까지는 답이 없었다. 그냥 기다리거나, 다시 신고하는 것이 전부였다.
앞으로는 3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을 통해 경찰·검사가 움직이지 않아도 피해자가 직접 법원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
스토킹 피해자가 신고를 해도, 경찰이나 검사가 가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를 청구하지 않으면 피해자는 속수무책이었다. 문의 하는 것 이외는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가서 보호를 요청할 방법이 없었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이 공백은 더 위험하다. 같이 사는 가족도 없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줄 사람도 없다. 가해자가 집 앞에 나타나도 막아줄 법적 수단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
뭐가 달라지나
이번 개정으로 경찰이나 검사에게 잠정조치를 요청했다가 거절(미청구·미신청)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안에 피해자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직접 법원에 피해자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법원이 내릴 수 있는 명령은 두 가지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집이나 직장 등 주거지로부터 100m 안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 그리고 전화·문자·SNS 등 전기통신을 통한 연락을 금지하는 것이다. 두 가지를 동시에 내릴 수도 있다.
보호명령 기간은 기본 3개월이다. 위험이 계속된다고 판단되면 법원이 두 번까지 연장할 수 있어 최대 9개월까지 유지된다.
어기면 어떻게 되나
가해자가 이 명령을 무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법적 구속력이 있다는 뜻이다.
법원에 혼자 가야 하나
돈이 없거나 신체·정신적 장애가 있어 변호사를 선임하기 어려운 피해자에게는 법원이 국선보조인(국가가 선임하는 변호사)을 붙여준다.
법원도 판단을 위해 스토킹사건조사관을 새로 두어 가해자의 심리 상태, 재발 위험성 등을 직접 조사하게 된다.
그래도 남은 한계
이번 개정안이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개정안 통과 당일 "피해자에게 또 다른 절차적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슷한 구조인 가정폭력처벌법의 피해자보호명령제도도 최근 3년간 인용률이 절반에 못 미쳤다는 통계를 근거로 들었다.
개정법은 공포 후 1년이 지난 뒤 시행된다. 당장 적용되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