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위축, 국내·단거리 이동 조짐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국제 유가를 자극하면서 항공권 가격 구조가 급변하고 있다. 특히 유류할증료가 단기간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며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MOPS) 평균 가격은 갤런당 511.21센트(배럴당 214.71달러)로, 현행 체계상 최고 단계인 33단계에 해당한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18단계에서 15단계 급등한 것으로,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전쟁 이전인 3월 6단계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최고치로 뛰어오른 셈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의 할증료도 큰 폭으로 인상됐다. 대한항공은 5월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최소 7만5000원에서 최대 56만4000원으로 책정했다.
기존 4월(최대 30만3000원) 대비 약 두 배 수준이며, 뉴욕 등 장거리 노선은 왕복 기준 110만원을 넘어선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편도 최대 47만6200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전월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렸다.
유류할증료 급등은 항공권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거리 여행을 계획했던 수요가 단거리 노선이나 국내 여행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실제로 일부 여행 플랫폼에서는 해외 여행 수요가 둔화된 반면 국내 숙박 예약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여행업계는 가격 변동성을 줄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 전세기 기반 패키지처럼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총비용을 사전에 확정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항공유 가격 변동에 따른 추가 부담을 차단해 소비자 불확실성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유류할증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여행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단기간에 수십만원이 추가되는 비용 구조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단기간 내 안정되기 어렵다는 전망 속에, 항공·여행 시장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