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와 포스텍 연구팀이 영화 속에서나 보던 '안경 없는 3D 화면'을 우리 스마트폰에서 구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발표했다.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이번 연구의 핵심은 '메타렌즈'라는 혁신적인 광학 소자다.
그동안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는 입체감을 얻는 대신 화질 저하나 좁은 시야각이라는 한계를 감수해야 했으나, 나노 광학 기술인 '메타표면'을 통해 이 난제를 해결했다. 이 기술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들어오는 빛을 동시에 전달해, 안경 없이도 실제 사물을 보는 듯한 입체감을 제공하는 ‘라이트 필드 디스플레이(Light Field Display)’를 한 단계 진화시킨 결과물이다.
"평소엔 선명한 글자, 영화 볼 땐 입체로"
기존 무안경 3D 화면은 입체감을 주기 위해 화면 위에 붙인 특수 렌즈 때문에, 평소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낼 때 글자가 흐릿하게 보이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메타렌즈는 전압에 따라 그 성질이 변한다. 글을 읽을 때는 평평한 유리창처럼 변해 선명한 고해상도 화면을 보여주고, 영상을 볼 때는 빛을 굴절시키는 볼록렌즈로 변해 입체감을 만든다. 즉, 하나의 화면으로 일상적인 작업과 몰입형 콘텐츠 시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혼자서만 보던 3D는 끝...6배나 넓어진 시야각
그동안의 무안경 3D 화면은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화면이 깨져 보였기 때문에 특정 각도에서 혼자서만 감상해야 했다.
연구팀은 나노 단위의 미세 구조물을 배열해 빛이 퍼지는 각도를 획기적으로 넓혔다. 기존보다 시야각을 6배(15도 → 100도) 이상 확장함으로써, 이제는 옆에 앉은 사람과 함께 입체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제한된 시야 내에서만 가능했던 기술을 거실 TV 수준의 대중적인 활용 단계로 발전시킨 결과다.
종잇장처럼 얇은 두께...스마트폰에 최적화된 기술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렌즈가 두껍고 무거우면 모바일 기기에 탑재할 수 없다. 보통 입체감을 극대화하려면 렌즈가 두꺼워져야 하지만, 이번 메타렌즈는 머리카락 굵기 수준인 1.2mm의 초박형으로 구현됐다.
특히 이 기술은 현재 모바일 기기의 주류인 OLED 패널에 즉시 결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공정 완성도를 높였다. 머지않아 슬림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버튼 하나로 화면 속 캐릭터가 툭 튀어나오는 신기한 경험이 일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디스플레이의 성능이 좋아지는 것을 넘어, 의료진이 환부의 구조를 3D로 정밀하게 파악하거나 게임의 몰입감이 극대화되는 등 우리 시각 환경의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