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빨간펜'의 회사 교원그룹이 다음 주력 사업으로 시니어 케어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룹 비교육 사업의 핵심 축인 교원라이프(상조)가 2025년 매출 1358억원, 부금예수금 1조6462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2위권에 안착하면서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자리를 1인 노인 가구 213만명 시대의 케어 수요가 메우고 있는 셈이다. 교원그룹은 2026년을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잡고 상조·여행·헬스케어를 묶는 '생애주기형 라이프케어'로 사업 모델을 다시 짜는 작업에 들어갔다.
1인 노인 가구 213만…전체 노인 가구의 37.8%
통계청의 '2024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2023년 혼자 사는 65세 이상 노인 가구는 213만8000가구다. 전체 노인 가구의 37.8%로, 노인 10가구 중 거의 4가구가 1인가구라는 의미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24년 기준 전체 인구의 19.2%였고, 통계청은 2025년 20%, 2036년 30%, 2050년 40%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혼자 사는 고령자의 18.7%가 "도움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더불어 생활비를 본인 스스로 마련한다는 응답은 49.4%였고, 취업 비중도 32.8%에 달했다. 외형적으로는 '액티브 시니어'지만 실질적인 안전망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조업계에서는 장례·돌봄·여행·헬스케어 같은 생애주기를 묶어 제공하는 패키지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종전 '장례 보험'이라는 일률적인 구조에서 '생애주기 라이프케어'로 외연을 넓히는 모양새다.
교원라이프, 2025 매출 1358억·부금예수금 1.65조
이 시장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흡수한 교원그룹 계열사가 교원라이프다. 교원라이프의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1358억5264만원으로 전년(1254억7860만원) 대비 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총계는 1조6292억원에서 1조8285억원으로 12.2% 늘었다.
핵심 지표는 '부금예수금'이다. 가입자가 매달 납입하는 상조 부금이 누적되는 이 계정은 2024년 말 1조4545억원에서 2025년 말 1조6461억원으로 1년 만에 1916억원 증가했다. 2021년 7169억원을 출발점으로 4년 만에 두 배 넘게 불어난 셈이다. 업계 경쟁사인 보람상조그룹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수익 구조 자체가 다각화된 것도 눈길을 끈다. 매출 가운데 행사수익 156억원·장례수익 118억원·식음료수익 192억원·임대수익 68억원으로 전통 상조 외 영역의 비중이 적지 않다. 여기에 계열사 지분 투자에서 들어오는 배당금수익이 2025년 417억원(전년 340억원), 지분법이익이 151억원에 달한다.
"장례에 한정하지 않는다"…납입금이 여행·헬스케어로
교원라이프의 차별점은 상품 설계다. 가입자가 매달 내는 납입금을 장례에만 쓰는 게 아니라, 여행·웨딩·교육·헬스케어 등 다른 서비스로 전환해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계열사의 여행 브랜드 '여행이지', 빨간펜 학습지, 교원웰스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그룹 자산이 그대로 전환 옵션이 된다. 2021년 KRT를 인수해 만든 교원투어의 매출 성장도 이런 그룹 시너지의 일부다.
이 구조는 1인 노인 가구의 소비 양상과도 맞아 떨어진다. 자녀가 독립한 5060 시니어가 활발히 소비할 때는 여행·헬스케어로, 70대 후반 이후 돌봄 수요가 커질 때는 장례·요양으로 납입금 사용이 가능하다. 20~30년 단위 라이프 사이클을 따라가는 모델이다.
"성장케어로 교육, 비교육은 업계 상위권"…2026년 '제2의 창업'
교원그룹은 2026년을 '제2의 창업 원년'으로 내걸었다. 교원 측은 "디지털 기반의 초개인화 학습과 성장케어 사업을 중심으로 교육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렌털·상조·여행·펫·헬스케어 등 비교육 부문도 업계 상위권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교육 매출 비중이 이미 37%(2024년 기준)에 달한 만큼, 사업별로 업계 1~2위 자리를 다툴만큼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펫·헬스케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시니어 1인가구의 의료·간병 수요는 향후 10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할 영역으로 꼽힌다. 학습지 영업망과 정수기 렌털 방문 인력을 활용해 가구 단위 접점을 이미 갖춘 교원그룹 입장에서는 유리한 조건을 선점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시니어 인구 폭증'의 동시 대응
1985년 창립한 교원그룹의 다음 40년은 인구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학령인구는 줄고 시니어 1인가구는 폭증한다. 학습지로 시작한 회사의 체질 개선이 절실한 타이밍이다.
상조업계에서 보여준 교원의 성장은 그 시도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영업이익 감소가 보여주듯 외형 확장 속 수익성 관리, 보람상조와의 업계 2위 경쟁, 펫·헬스케어 신사업의 안정화는 다음 단계의 숙제다.
학습지로 시작한 회사가 1인 노인 가구의 마지막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여부는 향후 2~3년의 사업 실행력에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