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 학술대회에서 기술력을 입증하며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나섰다. 단순한 시각적 변화를 넘어 영상의 '스토리'를 이해하는 이 기술은 향후 K-콘텐츠 제작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전망이다.
CJ그룹의 AI/DT추진실이 발표한 영상 분석 기술 논문이 'ICLR(국제 표현 학습 학회) 2026'에 최종 채택됐다.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차세대 AI 주도권을 놓고 격돌하는 이 무대에서 논문이 통과되었다는 것은, CJ의 기술이 향후 전 세계 AI 영상 분석의 '글로벌 표준'이 될 가능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지난23일부터 27일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ICLR 2026 학회에서 공식 발표됐다.
'눈'만 달린 AI에서 '머리' 쓰는 AI로
기존의 AI가 단순히 "화면이 바뀌었다"라고 인식하는 수준이었다면, CJ가 개발한 AI는 "이 장면은 스릴러 장르이므로 여기서 끊는 것이 맥락상 적절하다"고 판단한다.
AI는 코미디나 스릴러 등 각 장르 특유의 호흡과 문법을 학습했을 뿐만 아니라, 영상의 컷 길이나 패턴을 분석해 실제 편집 전문가가 고민하는 '장면 전환의 결정적 순간'을 스스로 찾아낸다. 단순히 배경이나 색감이 달라졌다고 장면을 나누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이어지는지 맥락을 따져 정교하게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장에 바로 투입되는 실전형 AI
이번 기술은 연구실에 머물지 않고 CJ 계열사의 제작 현장에 즉시 적용되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우선 CJ 4DPLEX는 영화 장면을 정교하게 분석해 4DX나 ScreenX 효과를 입히는 공정 시간을 단축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이 기술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방대한 영상 라이브러리를 장면 단위로 자동 분류하여 콘텐츠 자산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며, CJ 온스타일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영상에서 제품별 최적의 홍보 구간을 자동으로 추출해 숏폼 콘텐츠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CJ는 이번 연구를 위해 전문가들이 직접 분석한 1000여 개의 영상 데이터셋 'MovieChat-SSeg'를 새롭게 구축했다고 전했다.
제작비 상승과 효율성 제고가 화두인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 이번 성과는 CJ가 단순한 콘텐츠 제작사를 넘어 'AI 기술을 보유한 테크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