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벤처·창업 생태계에 자금 쏜다...1000억씩 민간벤처모펀드 조성
5대 금융지주, 벤처·창업 생태계에 자금 쏜다...1000억씩 민간벤처모펀드 조성
  • 정단비
  • 승인 2026.05.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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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KB·하나·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가 각각 1000억원 규모의 민간 벤처모펀드를 조성하고 정부와 함께 창업 생태계 지원에 본격 나선다. 부동산·가계 중심이던 금융권 자금이 벤처·혁신기업 쪽으로 방향을 트는 신호탄이다.

4월 30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S6)에서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는 5대 금융지주·유관기관과 함께 '생산적 금융 대전환, 벤처투자 활성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한성숙 중기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5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한국벤처투자·기술보증기금·창업진흥원·신용보증기금·한국성장금융 등 유관기관장이 참석했다.

각 금융그룹이 내놓은 숫자부터 구체적이다. 신한금융그룹은 그룹사가 공동 출자하는 '신한벤처혁신 재간접 투자조합'을 오는 6월 결성할 계획이다. 신한벤처투자가 운용을 맡고 은행·카드·증권·캐피탈 등 주요 그룹사가 LP로 참여한다. 1000억원을 마중물로 자펀드 레버리지까지 감안하면 총 운용 규모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 측은 2017년 시리즈A 단계부터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APR)에 투자해 2024년 코스피 상장까지 동행한 경험을 근거로 '제2의 에이피알'을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우리금융그룹도 1000억원 규모 민간 벤처모펀드를 자체 조성한다. 정부 모태펀드와 연계한 LP성장펀드 출자도 병행한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보증기관에 40억원을 특별 출연하고, 오디션 진출 기업에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디노랩(DinnoLab)'을 통해 전문 멘토링과 그룹사 투자를 연계한다. 지역 소상공인과 로컬 창업 기업에 대해서는 전문 인력을 투입해 맞춤형 경영 교육과 금융 컨설팅을 제공한다.

사진=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KB금융그룹은 모펀드 1000억원 조성 외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투자기업의 해외 IR·후속 투자 유치·해외 진출 지원을 내세웠다. 기술 트랙 오디션 진출자를 위한 1500억원 규모 협약보증 신설에도 참여하며, 보증료 전액 감면·보증비율 100% 상향 등의 조건을 붙였다.

KB국민은행이 기존 조성한 1000억원 규모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협약보증'을 지역 창업기업 유동성 공급에 활용하고, KB스타뱅킹 등 그룹 앱을 통한 홍보 지원도 병행한다.

하나금융그룹은 규모 면에서 가장 장기적 계획을 제시했다. 올해 1000억원을 시작으로 4년에 걸쳐 1000억원씩 단계적으로 출자하는 총 4000억원 규모의 '제2호 민간 벤처모펀드'를 조성한다. 2024년 결성한 제1호 모펀드 운용 경험을 발판으로 민간 모펀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벤처스·하나증권은 LP성장펀드에 150억원, 하나은행은 지역성장펀드에 100억원을 각각 출자한다. 소상공인 컨설팅 거점인 '하나더소호라운지'는 현재 4개에서 12개(서울 4·지방 8)로 확대한다.

NH농협금융지주는 AI·반도체·모빌리티 등 국가 핵심산업 중심의 투자를 목표로 1000억원 규모 'NH민간 벤처모펀드' 조성에 참여한다. NH벤처투자가 운용사(GP)를 맡아 자펀드 선정과 투자 집행을 담당한다.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성장펀드에도 100억원을 출자한다.

NH농협은행은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40억원을 특별 출연해 협약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소상공인 자금 애로 해소를 위해 올해 약 830억원 규모의 지역신용보증재단 특별 출연도 진행한다.

이번 협약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키워드는 '지역'이다. 청년·수도권 중심이던 창업 지원의 무게추를 지방으로 분산시키겠다는 정부 방향에 금융권이 동조한 모양새다. 각 그룹은 로컬 창업 기업 전용 보증, 지역성장펀드 출자, 지방 소상공인 컨설팅 거점 확대 등을 구체적 실행 수단으로 제시했다.

한편 민간 벤처모펀드가 실제로 어떤 기업에 얼마를 투자했는지는 결성 이후 공개될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