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공연과 원데이 클래스, 토크 콘서트까지. SNS를 통해 확산 중인 이른바 ‘공짜 이벤트’ 마케팅이 공연 관람객을 상조·보험 상품 영업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소비자 기만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과거 노년층 대상 건강식품 판매 방식이 2030세대까지 확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한 소극장에서는 한 가수의 무료 공연이 열렸다. 공연 시작 전 사회자의 안내로 객석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무대에는 상조업체 관계자가 등장했고, 이후 약 1시간 이상 상조 상품 설명과 가입 권유가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웨딩·크루즈 여행 혜택 등을 내세운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됐고, 이름과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을 기재하는 신청서도 배포됐다. 공연은 신청서를 회수한 뒤에야 시작됐다.
공연을 홍보한 SNS 계정은 ‘성인남녀를 위한 전국 무료강연과 공연’을 내세우며 8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 중이었다.
허각·민경훈·김완선·인순이·정준일 등 유명 가수 공연이 잇따라 소개됐지만, 게시물 하단에는 ‘후원사 홍보 시간이 포함돼 있다’는 문구만 작게 표시돼 있었다. 구체적인 홍보 시간 안내는 없었다.
해당 행사 운영사측은 "순수 후원사 홍보 발표 시간은 약 60분"이라며 "사전 크레레이션, 후원사 홍보 발표 약 60분, 가입신청서 배부 및 작성 등 휴게 시간이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즉, '2시간 가까이 상조 상품 소개'라는 표현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이다.
공연인 줄 알았는데 사실상 영업 행사
비슷한 사례는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 노원구 한 웨딩홀에서 열린 가수 짙은의 무료 공연에서는 관람객들이 장시간 상조 홍보를 경험했고, 일부 참석자들은 이동과 화장실 이용까지 제약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운영사 측은 "행사 진행 중 관객 출입은 자유롭게 보장되며, 강제로 통제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또 후원사 홍보에 대해 공식 홈페이지, 카카오톡 채널, SNS광고 게시물, 당첨 안내 문자 등 다수 채널에 사실 명실를 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연보다 영업 시간이 더 길었다”, “크루즈 여행 영상으로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 “무료 공연인 줄 알고 갔다가 시간만 낭비했다”는 후기들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관객은 현장에서 과도한 호응을 유도하는 이른바 ‘바람잡이’ 분위기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같은 ‘위장 공연’ 논란은 올해만의 일도 아니다. 지난 2025년 9월 2일 수원시의 한 컨벤션홀에서는 여성 발라드 가수의 무료 공연을 내세운 행사에 관람객 200여 명이 몰렸지만, 현장에서는 상조업체 관계자가 무대에 올라 1시간 넘게 상품 홍보와 가입 권유를 진행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당일 한정 가입’, ‘현장 선착순 경품’ 등의 문구가 반복됐고, 관람객들에게 가입 신청서를 돌리며 개인정보 작성을 유도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공연은 상조 영업이 끝난 뒤에야 시작됐고, 가수 무대는 다섯 곡 정도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사전 고지가 불충분할 경우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일정 부분 사전 고지가 이뤄졌다면 법적 제재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해당 상조업체들 역시 “본사 직접 주관이 아닌 현장 영업 조직 차원의 마케팅”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민원 발생 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