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1월이 저점…장기 성장 잠재력 여전히 확신”
쿠팡이 일시적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지배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대응 과정에서 대규모 고객 보상에 나섰음에도 핵심 고객층 회복세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업계에서는 쿠팡의 장기 성장 기반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1분기 12조459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8%로 다소 둔화됐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새로 썼다는 점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 실적은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 고객 신뢰 회복과 장기 투자에 무게를 둔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지난 1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337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하는 대규모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대규모 보상 비용 반영…“구조적 부진 아닌 일회성 영향”
실제 해당 비용이 반영되며 1분기 영업손실은 3545억원(2억4200만달러)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일회성 보상 비용 영향이 컸던 만큼, 시장에서는 구조적 부진보다는 선제적 비용 처리에 가까운 성격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판매비와 관리비 역시 고객 보상과 서비스 안정화 투자 확대 영향으로 증가했다.
쿠팡 측도 이번 비용 부담을 단기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김범석 의장은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프로덕트 커머스 성장률은 1월을 저점으로 이후 매달 개선되고 있으며, 2~3월 들어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외부 변수로 일시적 물류 비효율이 발생했지만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특히 공급망 최적화와 자동화 기술 투자, 운영 효율 개선 등을 향후 수익성 확대의 핵심 동력으로 제시했다. 쿠팡이 구축해온 전국 단위 물류 네트워크와 로켓배송 시스템이 여전히 시장 내 차별화 요소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단순 유통 플랫폼을 넘어 물류 기반 기술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와우 회원 80% 복귀…충성 고객 기반 재확인
오히려 주목되는 부분은 회복 속도다. 쿠팡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와우 멤버십 탈퇴 회원의 약 80%가 복귀했다.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서도 4월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이 4조6000억원대로 회복되며 사고 이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충성 고객 기반과 로켓배송 중심의 물류 경쟁력이 여전히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역시 단기 수익성은 둔화됐지만,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와 빠른 배송 체계라는 진입장벽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쿠팡이츠와 대만 사업 등 신사업 부문도 현재는 투자 확대 구간에 있지만, 향후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선행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만 시장의 경우 한국식 새벽배송과 직매입 모델을 현지화하며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고속 성장보다 체력 강화”…장기 전략 전환 주목
시장에서는 이번 분기를 쿠팡이 ‘고속 성장’ 중심 전략에서 ‘안정적 수익 기반과 고객 락인 강화’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나온다. 단기 실적보다는 고객 신뢰 회복과 서비스 경쟁력 유지에 집중하면서 장기 체력을 다지는 단계라는 것이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대규모 보상과 복구 대응을 비교적 빠르게 진행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고객 신뢰 훼손 이후 이용자 이탈이 장기화되는 사례가 많지만, 쿠팡은 짧은 기간 내 결제 규모와 멤버십 지표를 상당 부분 회복하며 플랫폼 충성도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이번 사고 대응 과정에서 보여준 대규모 보상 정책과 빠른 서비스 정상화가 오히려 장기 고객 충성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단기 비용 부담은 있었지만 고객 경험 중심 전략을 유지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영향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