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만 100만원” 장거리 해외여행 사실상 중단…유류할증료 33단계의 습격 
“기름값만 100만원” 장거리 해외여행 사실상 중단…유류할증료 33단계의 습격 
  • 김다솜
  • 승인 2026.05.1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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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제도 도입 이후 첫 ‘마지막 단계’ 진입
싱가포르 항공유 폭등에 6월 국내선도 편도 3만5200원 ‘사상 최고’
실제 비용 37단계 수준…항공사 손실 가중에 노선 감축·수출 운임 비상 

이달부터 발권되는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 수준인 33단계를 기록하며 해외여행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폭등이 항공권 가격에 그대로 전이되면서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100만원 선을 돌파했다. 

유류할증료는 국제 유가 변동에 따른 항공사의 연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본 운임 외에 추가로 부과하는 요금을 가리킨다. 

연료비는 항공사 운영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대외 변수에 따라 변동폭이 크다. 때문에 본 운임은그대로 두고 유가 변동분만 따로 떼어 유가 보정 항목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기준이 되는 지표는 아시아 항공유 시장의 척도인 싱가포르 항공유 현물 가격(MOPS)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MOPS 가격이 갤런당 150센트를 넘어서면 1단계가 시작된다. 이후 10센트씩 오를 때마다 한 단계씩 격상되는 방식이다. 현재의 33단계 체계는 갤런단 470센트 이상일 때 적용되는 최종 상한선이다. 

이는 유가가 아무리 폭등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비용에 한계를 두어 항공 수요의 완전한 붕괴를 막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로 설계됐다. 제도 도입 이후 21년간 한 번도 도달한 적 없던 이 상한선은 이번 고유가 사태로 처음 작동하게 됐다.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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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노선 유류비 폭탄…국내선 역대 최고가 경신 

5월 국제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 미주 노선 기준 편도 최대 56만4000원에 달한다. 왕복으로 계산하면 기름값 명목으로만 112만8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기본 운임과 공항 시설 사용료 등을 합치면 실제 결제 금액은 비수기에도 200만원을 훌쩍 넘긴다. 

국내선 역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여행객의 발을 묶고 있다. 6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3만5200원으로 책정돼 2016년 현행 체계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 4월 77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달 만에 4.5배가 뛴 셈이다. 

이로 인해 제주도 등 국내 여행을 계획하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항공권 가격에 대한 불만이 쏟아질 뿐 아니라 단체 관광과 수학여행 예약이 미뤄지는 등 국내 여행 시장 전반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항공사들이 받는 실질적인 타격이다. 5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된 MOPS 평균가는 갤런당 511.21센트로, 단계로 환산시 사실상 37단계에 해당한다. 

하지만 33단계라는 제도적 상한선에 막혀 항공사는 4단계만큼의 연료 비용을 고스란히 자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유가에 원·달러 환율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이중고 속에서 항공사들은 뜨면 뜰수록 적자가 나는 노선을 중심으로 비운항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항공 화물 운임 상승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비명도 커지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적용되는 항공 화물 유류할증료는 전월 대비 약 3% 추가 인상돼 1kg당 최대 2260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와 IT 기기 등 적기 운송이 중요한 핵심 수출 품목들은 주로 항공편을 이용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제조사들의 물류비 부담은 한계치에 다다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