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사람이 미래 경쟁력”…LG, '알파 세대'까지 품은 구광모식 인재 철학
[줌인] “사람이 미래 경쟁력”…LG, '알파 세대'까지 품은 구광모식 인재 철학
  • 정단비
  • 승인 2026.05.14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재고 학생부터 글로벌 석박사까지…LG 테크 콘퍼런스에 미래 인재 총집결

LG 구광모 회장이 강조해온 ‘미래 준비’ 철학이 인재 전략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단기 성과 중심의 채용을 넘어, 아직 대학 진학 이전 단계인 알파세대 과학 영재부터 글로벌 석박사 인재까지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사람이 곧 미래 경쟁력’이라는 LG식 인재 철학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LG그룹은 5월 14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이공계 인재 초청 행사 ‘LG 테크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2012년 시작된 이 행사는 LG의 연구개발(R&D) 비전과 기술 생태계를 미래 인재들에게 직접 소개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인재 풀의 확장’이다. 기존 국내 석·박사 중심 행사에서 벗어나 수도권 영재·과학고 학생 100명을 초청했고, 중국·러시아·베트남 등 9개국 출신 외국인 유학생까지 처음으로 참여시켰다. 특히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를 초청 대상에 포함한 점은 LG가 미래 기술 패권 경쟁을 장기전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앞서 구 회장은 취임 이후 AI,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사업 육성과 함께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본질적인 경쟁력”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번 행사 역시 ‘LG라는 기술 생태계’를 경험하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행사에는 권봉석 ㈜LG COO(부회장)를 비롯해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 LG AI연구원 등 9개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기술 리더 71명이 총출동했다.

권봉석 부회장은 오프닝 스피치에서 “LG는 고객가치 창출의 원천인 구성원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며 “인재 여러분이 LG라는 무대에서 꿈과 열정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사진=권봉석 (주)LG 부회장이 14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 2026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권봉석 (주)LG 부회장이 14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 2026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행사 전반에는 계열사 간 경계를 허무는 ‘One LG’ 전략도 녹아 있었다. 올해 처음 신설된 ‘One LG 테크 세션’에서는 계열사 협업 사례가 집중 소개됐다. LG전자·LG CNS·팜한농이 함께 만든 버티컬팜 기술, LG생활건강과 LG AI연구원이 협업한 AI 기반 화장품 소재 연구, LG전자·LG에너지솔루션·LG유플러스·LG CNS가 함께 구축한 AI 데이터센터 전략 등이 대표 사례다.

이는 계열사별 독립 경쟁보다 그룹 차원의 기술 융합 역량을 키우겠다는 구광모 회장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구 회장은 취임 이후 계열사 간 협업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며 ‘고객 경험 중심의 융합’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LG는 전시 공간에서도 피지컬 AI 솔루션, AI 디지털 콕핏, 차세대 배터리 솔루션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미래 기술 기업으로서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눈길을 끈 부분은 단순히 ‘지금 뛰어난 인재’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가능성을 가진 학생들과 장기적 관계를 구축하려 했다는 점이다. 영재·과학고 학생 참가 규모를 지난해보다 4배 가까이 늘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과학고 출신인 이홍락 공동 연구원장 겸 최고AI과학자(CSAI)는 토크콘서트 연사로 나서 과학고 시절부터 글로벌 AI 석학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경험을 공유했다. 단순 기술 강연보다 ‘미래 연구자의 롤모델’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후배 세대와 접점을 만든 셈이다.

재계에서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LG가 단기 실적보다 미래 인재 생태계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AI와 배터리, 로봇 등 핵심 산업에서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LG가 ‘알파세대’까지 시야를 넓힌 것은 구광모 회장의 장기 투자 철학이 반영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