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불신 여전하지만 ‘압도적 가성비’와 ‘콘텐츠 경험’이 장벽 허물어
여행·외식 등 오프라인까지 점령
과거 저가 제품이나 모방 콘텐츠로 치부되던 중국발 트렌드가 국내 소비 시장의 주류 영역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쇼핑 플랫폼과 SNS를 넘어 가전, 전기차, 외식, 여행에 이르기까지 일상 전반에서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발간한 ‘중국 트렌드 관련 소비자 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명 중 8명가량은 최근 중국 트렌드 관련 현안을 인지하고 있었다. 최근 1년 새 중국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도 71.1%에 달했다. 주요 이용 분야는 쇼핑 플랫폼이 가장 많았으며 음식 및 음료, SNS와 콘텐츠 플랫폼이 뒤를 이었다.
이같은 확산세는 특히 젊은 층에서 두드러진다. 10대 이용자들은 SNS와 게임,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 콘텐츠 영역에서 타 연령대보다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중국계 쇼핑 플랫폼의 경우 이용자 5명 중 1명은 주 1회 이상 접속하는 고정 이용자로 자리 잡았으며, 패션 의류와 생활용품 등 일상 소모품을 중심으로 구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가전과 자동차 등 기술 집약적 산업에서도 중국 브랜드의 공세가 거세다.
로봇청소기 분야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국내 시장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과거 품질 및 AS에 대한 우려를 무상 수리 기간 연장과 국내 서비스 센터 확충을 통해 돌파한 결과다. 대형 TV 시장에서도 중국 브랜드 점유율이 상승하는 모습이다.
전기차 시장의 변화도 눈에 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는 국내 진출 1년도 채 되지 않아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서며 수입차 판매 상위권에 안착했다. 가격 대비 풍부한 옵션과 강화된 소프트웨어 성능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결과다.
향후 프리미엄 브랜드와 대중형 모델들이 추가로 상륙할 예정이어서 중국 자동차의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매장 ‘인산인해’
여행 수요도 폭증
외식과 유통 등 오프라인 현장에서도 중국 브랜드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다.
중국계 훠궈 브랜드와 마라탕 프랜차이즈는 고물가 상황에서도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일부 매장은 대기 시간이 1~2시간에 달할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 최근에는 중국 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들이 국내 주요 상권에 진입하며 영업 종료 전 재료가 소진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해외여행 수요 역시 중국으로 몰리고 있다. 올해 1분기 한중 항공 노선 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늘어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무비자 정책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현지 물가가 강점으로 작용하며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체험형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더 이상 저렴한 대안에 머물지 않고 한국 소비 시장의 주요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다만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보고서는 대다수 소비자가 여전히 품질이나 보안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발 트렌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