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12곳을 가져가며 대승을 거뒀다. 4년 전 국민의힘이 12곳을 석권했던 판도가 완전히 뒤집혔다. 단 서울시장만은 예외였다. 밤새 이어진 초박빙 개표 끝에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역전에 성공하며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 됐다.
이번 선거 최종 전국 투표율은 60.9%로 2022년 지방선거(50.9%)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사전투표율도 4년 전보다 4%포인트 이상 올랐다. 높은 투표율은 전국 곳곳에서 접전 구도가 형성된 데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정치적 무게감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030~40대를 중심으로 정권 견제와 지역 생활 의제를 동시에 따져보는 투표 행태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도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개표 사상 보기 드문 역전극으로 마무리됐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51.4%로 오세훈 후보(46.0%)를 앞선다고 예측됐고, 개표 초반에는 정 후보가 30%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렸다. 자정 무렵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강남·송파·서초 등 보수 성향 자치구의 본투표 개표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격차가 빠르게 좁혀졌다.
4일 오전 7시 16분 개표율 93.90% 시점에서 오세훈 후보가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두 후보는 0.2~0.4%포인트 안팎의 격차를 오가며 접전을 이어갔다. 개표율 97.70% 기준 오전 9시 30분 현재 오 당선인은 득표율 48.94%를 기록하며 당선이 확정됐다. 정원오 후보를 상대로 개표 시작 13시간 만에 이뤄낸 역전이었다. 오 당선인은 헌정 사상 최초의 5선 서울시장이라는 기록도 함께 썼다.
수도권 나머지 두 곳은 민주당이 가져갔다. 경기도지사는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헌정 사상 첫 여성 광역단체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추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공공주택 55만 가구 공급과 수도권 30분 출근 대전환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인천시장은 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당선됐다. 충청·강원·전라·제주도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고, 부산과 울산은 4년 만에 민주당이 탈환했다. 국민의힘은 서울·경북·대구·경남 4곳을 지켰다. 경남은 막판까지 접전이 이어진 끝에 국민의힘이 수성에 성공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우세를 보였다. 전국 14개 선거구에서 민주당 9곳, 국민의힘 4곳, 무소속 1곳이 당선됐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는 부산 북구갑에서 개표 중반까지 2000표 이상 뒤처지다가 막판 뒤심을 발휘해 민주당 하정우 후보를 역전하며 당선됐다. 국민의힘 탈당 이후 첫 선거에서 원내 입성에 성공한 한 당선인은 보수 재건 논의의 중심에 서게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2030~40대 1인가구가 밀집한 수도권 도심 표심의 복잡한 양면을 보여준다.
전국 판세는 민주당 압승으로 귀결됐지만 서울 유권자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출구조사 예측을 뒤집은 결과였다. 오 당선인은 역세권 청년안심주택 확대와 2030년까지 청년주택 7만4000가구 공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반면 낙선한 정원오 후보는 서울 전역의 1인가구 지원 체계를 통합하는 '서울 종합 1인가구지원센터' 설치와 AI 기반 고립 감지 서비스 도입 등 1인가구 복지·안전 공약을 더 전면에 내세웠다.
1인가구 비율이 높은 서울 도심 유권자들이 결국 오 당선인을 선택한 만큼, 돌아오는 임기 4년 동안 오 당선인이 앞서 진행 중이던 1인가구 정책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거 당일 서울 송파·강남·광진·동작·서초구와 인천 연수구, 경기 화성시 등 17곳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거 이후에도 뇌관으로 남아 있다. 선관위의 부실 관리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0.4%포인트 안팎의 초박빙 서울시장 당락 구도와 맞물려 법적·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