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취업 전후엔 서울 포함 수도권 쏠림 뚜렷
결혼 시기엔 높은 주거비 영향으로 서울 이탈
청년층의 지역 이동이 대학, 취업, 결혼 등 생애주기 사건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진학 때는 서울과 비수도권 광역시로 이동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첫 취업 시기에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거주 비율이 늘었다. 반면 첫 결혼 시기에는 서울 거주 비율이 줄고 서울 외 수도권이나 도 지역 거주 비율이 증가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 2026년 5월호에 실린 ‘생애주기 사건과 지역 이동: 대학 진학, 취업, 결혼을 중심으로’ 보고서는 2024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원자료를 활용, 19~49세 남녀의 주요 생애 사건 전후 거주지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분석 대상은 국외 거주 경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 1만3936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생애주기 사건 중 지역 이동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는 첫 분거로, 이 시기 전후 거주지가 동일 시군구가 아닌 비율은 76.1%에 달했다. 다만 첫 분거는 대학 진학, 취업, 결혼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어 세부 분석에서는 제외됐다. 이후 지역 이동 비율은 첫 결혼 51.2%, 대학 입학 31.2%, 첫 취업 27.3%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은 서울·광역시, 취업은 수도권으로
대학 진학 전후의 거주지 변화를 보면 서울과 수도권 외 광역시 거주 비율은 증가한 반면, 서울 외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비수도권 도 지역 거주 비율은 감소했다. 지역을 이동해서라도 진학할 만한 대학이 서울이나 비수도권 광역시에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수도권 외 도 지역 거주자의 이동이 컸다. 이 지역 출신의 경우 대학 입학 전후 동일 시군구에 거주한 비율은 남성 50.1%, 여성 51.8%에 그쳤다. 나머지 절반가량은 대학 진학을 계기로 다른 시군구로 이동한 셈이다.
첫 취업 시기에는 이동의 방향이 달라졌다. 대학 진학 때는 서울과 비수도권 광역시가 함께 거주 비율 증가 지역으로 나타났지만 첫 취업 전후에는 서울과 서울 외 수도권 거주 비율이 모두 증가했다. 반대로 수도권 외 광역시와 수도권 외 도 지역의 거주 비율은 줄었다.
이는 일자리 요인이 청년 이동을 수도권으로 끌어당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첫 취업 전후 수도권 거주 비율이 증가한 배경으로 비수도권 지역에 청년이 일할 만한 일자리가 많지 않은 점이 지적된다.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첫 취업 전후 같은 시군구에 머무는 비율이 70~80%로 높았다. 반면 수도권 외 도 지역 거주자는 동일 시군구 거주 비율이 50~60%에 그쳐 40% 이상이 첫 취업을 전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앞두고는 서울 떠나는 청년들
첫 결혼 시기에는 또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결혼 전후 서울과 수도권 외 광역시 거주 비율은 감소하는 반면, 서울 외 수도권과 수도권 외 도 지역 거주 비율은 증가했다. 특히 서울 거주 비율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는 서울의 높은 주거비와 연결된다. 결혼을 계기로 신혼집을 마련할 때 서울의 매매가, 전세보증금, 월세 부담이 크다 보니 서울을 벗어나 경기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비수도권에서도 광역시보다 도 지역의 주거비 부담이 낮기 때문에 결혼 시 광역시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결혼 전 서울 거주자의 경우 결혼 후 같은 시군구에 거주한 비율은 남성 30~40%, 여성 20~30% 수준으로 낮았다. 반면 결혼 전 수도권 외 도 지역 거주자는 결혼 후 동일 시군구에 머무는 비율이 남성 70% 이상, 여성 50~70%로 높았다. 대학 진학이나 첫 취업 때 수도권 외 도 지역 거주자의 이동이 컸던 것과 반대되는 결과다.
또 청년층의 지역 이동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고 봤다. 대학 진학 때는 교육 기회, 첫 취업 때는 일자리, 결혼 때는 주거비가 이동의 방향을 바꾸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 인구정책도 생애주기별로 다르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대학 진학 단계에서는 지역 대학의 경쟁력 강화가, 취업 단계에서는 비수도권의 양질의 일자리 확대가 중요하다. 결혼 단계에서는 청년과 신혼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주거 지원 정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