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룸·비아파트 부족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신축 원룸이 안 보인다", "고시원밖에 선택지가 없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1인가구 10명 중 6명 이상이 아파트가 아닌 곳에 사는 상황이지만, 주거 공급이 7년 사이 거의 사라졌다.
1인가구 주거지는 아파트가 아니다
국가데이터처의 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의 비아파트 거주 비중은 64.1%다. 원룸, 연립·다세대, 도시형생활주택, 고시원, 반지하까지 이른바 '비아파트'에 혼자 사는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주거 공급 정책이 아파트에 집중돼 있는 동안, 실제로 1인가구가 거주하는 시장은 다른 곳이었다.
그 시장의 공급이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 준공 가구 수는 2018년 3만5006가구에서 2025년 4858가구로 줄었다. 7년 만에 86% 감소다.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도 마찬가지다. 2021년 4만2283가구에서 2023년 6829가구로 83.8% 줄었다.
청년은 고시원·반지하로 밀려났다
공급이 부족한 자리를 채우는 건 열악한 거처다. 국토교통부가 2024년 발표한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가구 중 고시원·반지하 등 비주택 거처에 사는 비율은 5.3%다. 전체 가구 평균(2.2%)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같은 조사에서 청년가구의 임대료 부담 지표(RIR)는 16.0%로 전국 평균 15.8%보다 높다. 임금은 적고, 집값과 월세는 더 높은 지역에 살아야 하는 청년일수록 주거비 압박이 크다.
공급이 줄면 월세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 신규 공급이 막히면 기존 물량의 가격 협상력이 올라간다. 이는 서울 원룸 시장에서 월세 부담이 커지는 이유다.
왜 공급이 끊겼나
비아파트 공급 감소의 배경에는 복합적 요인이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강화된 건축 규제와 주차장 설치 의무, 공사비 급등이 소규모 주거 신축 사업성이 낮아졌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원래 1∼2인가구를 겨냥해 규제를 완화한 주택 유형이었지만, 건설 원가 상승과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사업자들이 사업을 진행을 꺼려하고 있으며, 다세대·연립 역시 수익성이 낮아지자 건축 자체가 줄었다.
반면 아파트 분양은 달랐다. 대형 단지 위주로 정책 금융이 집중됐고, 수익성도 상대적으로 유지됐다. 공급 정책의 관심이 아파트에 쏠리는 동안, 비아파트 시장은 증발하는 상황을 맞았다.
정부 대책, 구멍을 메울 수 있나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22일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2026∼2027년 중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민간 임대주택을 정부가 사들여 저렴하게 재공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시장 수요 전체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9만 가구가 수도권 전체에 걸쳐 2년에 걸쳐 공급되는 물량이라는 점에서, 서울 단독으로는 더 적다.
또 신규 건설이 아닌 매입 방식이기 때문에 노후 주택 비중이 높을 수 있고, 입지도 선택하기 어렵다. 청년·1인가구가 실제로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조건으로 물량이 공급되는지가 핵심인데, 그 부분은 아직 미지수다.
비아파트 민간 공급을 살리지 않으면 정부 매입임대만으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2018년 서울에서 연간 3만5006가구씩 공급되던 연립·다세대가 4858가구로 줄어드는 데 7년이 걸렸다.
다시 늘리는 데도 그만큼의 시간과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