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경영계 “재고용 등 계속고용 병행해야”
청년층 일자리 우려도 변수…고용대책 요구
법정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방안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 학계의 입장이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단계적으로 늦춰지면서 정년퇴직 이후 소득 공백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지만, 일률적인 정년 연장이 기업 부담과 청년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입법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대노총은 정년 연장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사이의 소득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출생연도에 따라 63세, 64세, 65세로 늦춰지고 있다.
1965∼1968년생은 64세부터, 1969년생 이후는 65세부터 연금을 받는다. 현행 정년 60세가 유지될 경우 일부 노동자는 퇴직 후 수년간 소득 공백을 겪을 수밖에 없다.
법정 정년연장 vs 계속고용…해법 놓고 노사·학계 이견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률적인 정년 상향보다 재고용 등 다양한 계속고용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17일 열린 정년연장 정책토론 학술세미나에서 야시로 아츠시 일본 쇼와여대 교수는 일본 사례를 소개하며, 기업이 65세까지 정년 연장, 정년제 폐지, 계속고용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방식을 설명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 기준 지난해 말 재고용 등 계속고용을 채택한 기업은 65.1%로, 65세 정년 연장 기업 31%, 정년 폐지 기업 3.9%보다 많았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률적 정년 상향만으로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며 정년연장, 재고용, 정년폐지, 계약연장 등 복수 경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고려할 때 유연한 제도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경영계는 임금체계 개편 없는 법정 정년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높은 임금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이 유지된 상태에서 정년만 연장되면 기업 부담이 커지고 청년 신규채용이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법정 정년은 연금 수급 개시 연령에 맞춰 연장해야 한다며, 청년 고용 문제는 세대 간 갈등이 아닌 대안적 접근으로 풀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국노총 조사에서는 법정 정년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데 응답자의 88.3%가 찬성했다.
다만 20∼30대에서는 청년 일자리 잠식 우려가 큰 만큼 청년 고용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응답이 36.0%로 가장 높았다.
정년연장 논의가 소득 공백 해소와 고용시장 부담 사이에서 해법을 찾는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