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에 퇴직하면 5년을 어떻게 버티나'…정년연장, 하반기 입법 목표로 분수령
'60에 퇴직하면 5년을 어떻게 버티나'…정년연장, 하반기 입법 목표로 분수령
  • 김영호
  • 승인 2026.06.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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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세대상생 정년연장 사회적 논의 추진
양대노총 즉각 입법 요구, 한국노총은 특위 이탈

"60세에 퇴직했는데 연금은 65세부터 나온다. 그 사이 5년은 내 돈으로 버텨야 한다"

50대 후반 직장인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법정 정년(60세)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65세) 사이의 최대 5년 소득 공백, 흔히 '소득 크레바스'로 불리는 이 구간이 고령화 정책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꺼냈다. 40대·50대·60대로 나눠 연령대별 지원 방향을 제시했고, 그 끝에 '세대상생형 단계적 정년연장 사회적 논의 추진'을 올려놨다. 정년을 당장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늘릴지를 사회가 함께 논의하겠다는 선언이다.

고용노동부의 중장년 고용 지원은 연령대를 쪼개서 설계됐다. 40대는 경력설계와 폴리텍을 통한 신기술 훈련에 무게를 뒀다. 아직 정년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직무 전환 역량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50대는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 적용 대상이 넓어진다. 현재 근로자 1000인 이상 사업장에만 부과된 의무가 500인 이상으로 확대된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5월 관련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대로면 500인 이상 적용은 2027년 하반기, 300인 이상 확대는 2029년 하반기가 목표다.

60대 문제는 가장 복잡하다. 업무보고에서 명시된 방향은 '청년 일자리 지원을 포함한 단계적 세대상생 정년연장 사회적 논의 추진'이다. 정년을 연장하되 청년 고용을 함께 고려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고, 그 틀은 아직 사회적 합의의 영역에 있다.

법정 정년과 연금 수급 사이의 소득 공백을 두고 정년연장 논의가 시작됐다. (이미지=AI 생성)
법정 정년과 연금 수급 사이의 소득 공백을 두고 정년연장 논의가 시작됐다. (이미지=AI 생성)

정년연장 논의에서 가장 예민한 지점은 청년 일자리 충돌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2016년 법정 정년 하한(60세) 도입 이후 고령층(55~59세) 근로자 1명이 늘어날 때 청년층(23~27세) 근로자는 0.4~1.5명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임금 조정 없이 정년만 늘리면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제시했다. 정년 도달 시 근로관계를 일단 종료하고, 이후 새로운 조건으로 재계약하는 방식이다. 임금체계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 기업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령층이 계속 일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두는 구조다.

현재 논의되는 계속고용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정년 자체를 법으로 65세로 올리는 법정 정년연장, 정년 후 재계약을 통해 계속 일하는 재고용, 정년 기준 자체를 없애는 정년폐지다. 노동계는 법적 보호가 확실한 법정 정년연장을 선호하고, 경영계는 기업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계속고용제도를 지지한다.

노사 팽팽한 대립 속 민주당, 절충안 모드로 전환

6월 들어 논의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TF로 출범해 운영 중인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위원장 소병훈)가 지방선거 이후 재가동에 나섰다. 소병훈 위원장은 4월 29일 민주노총과의 간담회에서 "올해 들어서도 실무회의를 몇 차례 거쳤지만 거의 끝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며 "여러분들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수렴해서 최소로 이견을 좁힐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절충안 도출을 예고한 것이다.

양대노총과 여당 의원들은 6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65세 법정 정년연장 쟁점과 입법 개정 방향'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달 말 최종 중재안 발표 후 이르면 7~8월 국회 처리를 목표로 한 자리였다. 양대노총은 6월 16일에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년 연장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독소조항 없는 온전한 65세 정년연장 즉각 입법을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노사 간 간극은 여전히 크다. 한국노총은 지난 1월 특위 전체회의에서 입법 지연을 항의하며 퇴장한 후 논의 참여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민주노총도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권한을 사용자에게 넘기는 방식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회에는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관련 법안만 8건으로, 사업장 규모나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 모두 법정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내용이다. 다만 입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특위의 최종 중재안 발표가 정년연장 입법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노사 모두 원칙론에서 물러서지 않는 가운데, '세대상생'이라는 이름값을 채우는 것이 이 논의의 진짜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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