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생활과 산업 전 분야의 인공지능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7540억원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AX 스프린트)’의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기획예산처 등 11개 관계부처가 협업한 이번 사업은 6.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총 229개 과제를 확정했다.
이번 사업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정부가 단순히 공급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방식을 넘어, 실제 제품을 구매해 사용할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함께 손을 잡은 컨소시엄 형태의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는 사실이다.
전체 과제 91.3%가 수요기업 컨소시엄…현장 맞춤형 상용화 사업 집중 추진
정부가 이번에 선정한 과제의 대부분인 91.3%(209개)는 제품을 현장에 실제 도입해 사용할 수요기업과 개발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사업이다. 이는 기술 개발 따로, 현장 적용 따로 진행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 단계부터 철저히 현장 수요를 반영하겠다는 의도다.
대표적으로 K-소스 제조 AI 솔루션 사업의 경우 개발기업뿐만 아니라 실제 소스를 생산하는 식품기업이 도입기업으로 함께 참여했다. 이에 따라 제품 완성과 동시에 실제 생산라인에 즉각 적용되어 초기 판로 확보와 현장 안착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게 된다. 이러한 현장 안착형 사업 모델은 초기 시장 진입이 어려운 AI 제품들의 상용화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소·창업·지방기업 중심의 현장 밀착형 사업에 예산 집중
정부는 대기업 중심의 생태계에서 벗어나 영세한 중소기업과 신생 창업기업, 그리고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기업이 주도하는 사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전체 선정기업 중 중소기업이 188개로 82.1%를 차지했으며, 창업 7년 이내의 신생 기업이 59개로 25.8%, 비수도권에 위치한 지방기업이 98개로 42.8%에 달해 이들 기업의 성장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국산 AI 모델을 채택한 과제가 41.3%,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한 과제가 30.6%를 기록하며 국내 AI 인프라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사업도 고루 추진된다.
농축어업 일손 대체와 고위험 산업 현장 안전 사업이 주축
세부 추진 사업을 살펴보면 인력난이 심각한 일상생활 분야와 사고 위험이 높은 고위험 산업 현장을 혁신하는 사업들이 주를 이룬다.
농축어업 분야에서는 오이와 딸기를 스스로 수확해 나르는 로봇, 축산물 형태를 인식해 도축을 자동화하는 로봇, 양식장 사료 공급을 자율 제어하는 시스템 등 부족한 일손을 직접 대체하는 실용적 사업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산업 현장에서는 고위험 철거 작업을 무인 수행하는 건설 로봇, 자율비행하며 화재와 시설 이상을 감지하는 드론 시스템, 현장 순찰과 액체 누출 초동 대처가 가능한 세미-휴머노이드 로봇 등 중대재해 예방 사업이 집중적으로 추진된다.
고령자를 위한 맞춤형 보행보조차와 24시간 생활밀착형 스마트홈 돌봄 체계, 한강 수난사고를 실시간 감지해 드론을 출동시키는 자율구조 시스템, 폐전자제품에서 유가금속을 선별·회수하는 도시광산 시스템 등 국민이 삶의 변화를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이색 사업들도 대거 포함됐다.
규제 혁파와 판로 확보까지 범정부 차원의 끝장 후속 지원
정부는 이처럼 현장 수요와 연계된 사업들이 1~2년 내에 신속하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후속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협약 과정에서 기업들이 겪는 규제 애로사항을 전수조사하고,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규제샌드박스 등과 연계해 신속하게 해결하기로 했다. 우수한 성과를 낸 제품은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과 혁신조달 지정을 통해 민간과 공공 시장 진입을 끝까지 도울 계획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AX 스프린트가 연구실 안에 머무는 기술이 아니라 시장과 현장에서 바로 쓰일 수 있는 제품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현장 중심의 재정사업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