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궁금] '디지털 네이티브'가 뭐길래? 사례로 보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그것이 궁금] '디지털 네이티브'가 뭐길래? 사례로 보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 이지원
  • 승인 2020.03.02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그들은 누구일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Z세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세대로, 현재 가장 젊은 소비자층으로 손꼽힌다. 태어났을 시기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해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미디어 소비행태를 보이는  아날로그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어 이전 세대와는 다른 미디어 수용성을 보인다. 

이러한 Z세대와 함께 대두된 키워드가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 기술을 마치 모국어처럼 활용한다는 의미로,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 속에서 생활한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을 잘 공략하기만 해도 브랜드의 흥망이 전해진다고 하니 Z세대, 즉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향한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 역시 바뀔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의 커머스 채널은 영상을 활용한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존에는 이미지나 글자를 중심의 플랫폼을 활용했던 것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9년 11월,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10∼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4%가 주 이용 콘텐츠로 '동영상'을 꼽았다. 그중 응답자의 63.8%는 동영상 콘텐츠를 주로 스마트폰으로 시청한다고 답했다.

이에 최근에는 'V커머스'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V커머스란 영상(VOD)을 통해 시각과 청각을 자극해 제품 정보를 전달하고 구입을 유도하는 마케팅 방법으로, 모바일에 친숙한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떠올랐다. 

디지털 네이티브의 마음을 사로잡아 성공한 '무신사' (사진=무신사 스토어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브랜드의 '흥망',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달렸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패션업계 역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향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특히나 최근 들어 국내 패션 시장의 성장률이 더디게 흘러가며 새로운 활로을 모색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섬유산업협회에 따른 국내 패션 시장의 성장률은 2016년 4.1%에서 2017년 -1.6%로 급락한 이후 2018년 1.8%, 2019년 1.2%의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78조 2000억 원이었던 온라인 쇼핑 규모는 2019년 111조 5000억 원까지 증가했다. 2022년에는 189조 8000억 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저격한 업체가 바로 '무신사'다.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는 무신사는 코디는 물론 다양한 콘텐츠까지 기획하며 디지털 네티티브 세대의 눈길을 끌었으며, 그 노력은 매출액으로 보상받을 수 있었다. 무신사의 거래액은 2016년 1990억 원에서 2017년 3000억 원까지 오르더니, 2018년에는 4500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액 역시 2019년 9000억 원 대로, 2018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내 패션 대기업들 역시 온라인까지 영토를 확장하기에 나섰다.

특히 'LF몰'은 헤지스·질스튜어트·TNGT 등 LF 계열의 패션 브랜드는 물론 프라다·구찌·생로랑 등과 같은 외부 패션 브랜드는 물론 뷰티 브랜드, 리빙 브랜드 등 수천여 개의 브랜드를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전문 온라인 몰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행보에 2010년 이후부터 꾸준히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성장 중에 있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SSF샵',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 역시 온라인 비즈니스를 대폭 강화한 사례다. 그 결과 SSF샵은 2015년 9월 론칭 이후 매년 40% 이상의 신장률을, 에스아이빌리지는 2019년 연매출이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온라인 플랫폼보다는 오프라인에 집중했던 '포에버 21' (사진=포에버21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물론 '망한' 경우도 노골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옷을 구매하는 것보다는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여러 곳의 가격을 한번에 비교하고 구입하는 데에 익숙하다. 이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평가받는 곳이 한때 '아메리칸 드림'이라 불리던 '포에버21(FOREVER 21)'이다.

연 매출 40억 달러(한화 약 4조 7000억 원)에 달했던 포에버21은 지난 2017년 3억 4000만 달러(약 40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들의 경우 온라인 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2016년까지 매장 크기에 집착하며 오프라인 매장에 확대하는 데만 열을 올렸다. 실제로 포에버21의 전 세계 매장 평균 크기는 1058평(3500m²)에 달한다.

한때 밀레니얼 세대가 사랑했던 브랜드인 포에버21은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국내는 물론 일본과 캐나다 등에서 철수를 예고했으며, 미국에서도 2020년 말까지 178개의 매장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률이 높은 만큼 문제점도 발견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SNS 사용 높아지니... 문제점도 발현

하지만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만연한 만큼 분명한 문제도 있다. 디지털 성폭력에 노출되기 쉽고, 직접적인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가능성 역시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와 같은 경우 사이버 공간 내에서 이루어지는 범죄인 만큼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정책연구보고서 '디지털 환경에서의 학생 성폭력 실태조사 및 정책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청고년 10명 중 4명이 디지털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청소년 4만 3544명 중 44.8%에 달하는 1만 9486명의 청소년은 '온라인에서 성적인 농담과 같은 기분 나쁜 이야기를 듣거나 본 적 있다'고 답해 심각성을 일깨웠다.

이밖에도 청소년들은 ▲연예인 등 유명인의 얼굴이 합성된 음란물을 본 적이 있다 15.0%(6545명) ▲동의 없이 알몸이나 성기 사진, 음란물 등을 전송받은 적이 있다 5.0%(2182명) ▲불법촬영된 내 사진이나 영상이 온라인이나 단톡방에서 유포/재유포 된 적 있다 1.4%(594명) ▲동의 없이 신체 일부가 촬영된 적이 있다 1.3%(565명) ▲나의 신체 또는 성행위가 담긴 사진이나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 받아본 적 있다 0.6%(243명) 등 다양한 형태의 성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게임과 SNS, 메신저 사용이 당연해지며 이와 같은 위험에 노출될 일도 늘어나는 것이라 풀이된다.

성인광고가 아무런 제재 없이 노출되기 때문에 쉽게 성인광고를 접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전체 응답자 중 34.9%(1만 5192명)가 온라인에서 성인광고를 본 적 있다고 답한 것이다.

더불어 디지털 성폭력을 경험한 청소년들은 대부분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적 농담 등 언어 성희롱을 겪은 청소년 중 50.1%(9753명)가 큰 문제가 아니라거나 해결방법을 모른다는 등의 이유로 문제제기 혹은 도움 요청을 하지 않은 채 참고 넘어갔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맞춘 디지털 윤리 교육의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