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in] 통장관리 편하게 만들어준 개인 자산관리 앱 '브로콜리 vs 뱅크샐러드'
[스타트업 in] 통장관리 편하게 만들어준 개인 자산관리 앱 '브로콜리 vs 뱅크샐러드'
  • 이지원
  • 승인 2020.03.1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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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인 '브로콜리' vs 나만의 금융 비서 '뱅크샐러드'

 

돈을 이렇게 많이 썼다고?  '현타'는 짧지만 '노후'는 길다...

데일리금융그룹 '브로콜리' vs 레이니스트 '뱅크샐러드'

같은 듯 다른 개인 자산관리 앱, '브로콜리'와 '뱅크샐러드' (사진=각 앱에서 캡처)

통장에 남은 잔고도 덮어놓고 지출하는 현대인들, 그 중 가계부를 작성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사실 기존 금융자산 정보들은 '불친절'한 경우가 다반사였다. 개별 은행과 증권사 등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진 금융자산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없다는 애로사항은 많은 이들이 금융관리에 손을 뗀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은행과 국세청, 증권사, 보험사 등 흩어져 있는 정보로 인해 내 자산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 자산관리가 가능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에는 현대인들을 위해 편리함을 극대화한 '개인 자산관리' 앱들이 출시되고 있다. 소비자 개개인의 지출 현황 및 소비 패턴과 예산액을 파악 후, 카드 추천이나 펀드 실시간 조회 등을 지원하고 고객이 스스로 자금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곤 한다.

편리함을 내세운 해당 서비스는 모으고 있는 돈과 나가고 있는 돈을 파악해 고객 개개인의 '금융 비서' 자리를 꿰차고 있다. 예산보다 많이 지출하거나 일정 분야에서 과도하게 지출할 경우 '경고'의 메세지를 보여 주는 식이다. 

해당 서비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브로콜리'와 '뱅크샐러드'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서 고액자산가 등 VIP를 대상으로 제공했던 자산관리를 스마트폰만 소지하고 있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 해당 서비스들은 손쉽게 고객들의 스마트폰 속에 자리잡게 됐다.

사실 앱의 설명만 본다면 차이점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없다. 비슷한 듯 다른 두 가지의 앱, 두 곳의 스타트업은 고객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며 어떤 차별화를 두고 있을까?

비슷한 듯 다른 두 가지의 앱, 두 곳의 스타트업은 고객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며 어떤 차별화를 두고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두 앱의 공통점은 단연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오픈뱅킹'을 기반으로 모든 금융거래와 정보가 공유된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때 오픈뱅킹이란 은행이 가진 소비자의 금융 정보를 제 3의 업체나 타 은행과 공유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를 뜻한다. 이를 바탕으로 하나의 앱 안에서 금융 거래 및 펀드 구매와 카드 비교까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들이 각기 취급했던 서비스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해 고객들의 편의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두 앱 모두 '핀테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되겠다. 오픈뱅킹의 상위에 있는 개념인 '핀테크(fintech)'는 금융과 기술이 결합된 서비스,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가리킨다.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의 '지불인도서비스 ▲인증, 보안, 금융사기를 차단하는 '보안소프트웨어' ▲브로콜리와 뱅크샐러드 등 '계정정보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

이때 핀테크를 등에 업은 브로콜리와 뱅크샐러드는 은행과 달리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과 하나의 앱만으로도 여러 은행 계좌에 접근할 수 있으며, 공인인증서 등의 자격 증명을 여러 번 반복할 필요도 없다는 말이 된다. 기존의 가계부 앱이 거래 정보를 받는 형식이었다면 해당 앱들의 경우 금융사로부터 금융 거래 정보를 가져오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해줘 누락과 소요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브로콜리는 직관적인 그래프를 활용해 고객의 자산 정보를 제공한다. (사진=브로콜리 앱에서 캡처)

브로콜리, 도전정신 들게 하는 나만의 가계부

스타트업 '데일리금융그룹'은 2015년 2월에 설립된 핀테크 그룹으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인공지능을 아우르며 총 19개에 이르는 자회사를 두고 있다. 그 중 '데일리마켓플레이스'는 개인자산 통합관리 앱 서비스 '브로콜리'를 운영하는 곳이다.

브로콜리는 국내 최초 개인자산관리 서비스임 만큼 핀테크 업권의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했다. 브로콜리는 사용자가 가진 모든 통장 계좌 잔액이나 카드 사용 명세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웹과 모바일 기반의 생활 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선보인다.

개인적으로 브로콜리의 최대 장점은 원하는 기간 동안 '목표 금액'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하루 최대 사용금액을 알려 주며, 자연스레 고객들은 미션을 성공하듯 한정된 예산 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현재 목표 달성률을 원형 그래프로 나타내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되는 것 역시 해당 앱의 매력 포인트다. 

월별과 일별, 개개인이 가장 많이 소비한 카테고리와 소비 방법 등을 알아보기 쉽게 나타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사용자의 카드 사용 실적과 필요 실적을 자동으로 파악해 나타내며, 자신의 소비 패턴을 바탕으로 어떤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이득'일지 추천해 주기도 한다.

뱅크샐러드는 다양한 정보와 살뜰한 금융 비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사진=뱅크샐러드 앱에서 캡처)

뱅크샐러드, 알뜰살뜰한 나만의 금융 비서

브로콜리가 소비자들에게 소개된 지 1년 후, '뱅크샐러드'가 출시됐다. 1년이라는 시간의 격차를 뛰어넘고 뱅크샐러드는 브로콜리를 단박에 따라잡았다.

뱅크샐러드는 스타트업 레이니스트가 개발한 앱이다. 뱅크샐러드는 2014년 8월부터 웹사이트를 통해 신용카드 무료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레이니스트는 젊은 세대가 금융을 어려워한다는 점을 파악해 금융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앱을 개발했으며, 그 결과 유저의 80%가 2030 밀레니얼 세대로 이루어져 있는 뱅크샐러드는 편리함을 기반으로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뱅크샐러드는 미니멀한 홈 화면 밑으로 방대한 정보들을 숨기고 있다. 단순히 계좌/현금 현황과 예적금 등을 포함한 순자산을 보여 주는 것은 물론 ▲연금 ▲자동차 시세 ▲부동산 시세 ▲신용카드 대금 ▲주식/펀드 등의 실시간 투자수익률 ▲내 보험의 현재가치 등을 보여 준다. 심지어는 내 건강검진 결과까지 불러와 '정상/주의/위험' 등 3가지의 답변으로 나타낸다.

그밖에도 지출 내역과 자산 현황, 이를 바탕으로 한 그래프 분석은 물론 재테크 방법까지 알려 준다. 사용자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혜택이 가장 큰 카드를 추천해 주거나 대출이 필요할 경우 가장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도 소개해 주기도 한다. 보험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저렴하고도 고객에게 딱 맞는 보험 상품을, 예금 및 적금에 관심이 있다면 우대금리까지 파악한 예적금 추천도 뒤따른다.

특히 내 지출을 파악해 피드백을 주는 '금융비서' 탭이 인상적이다. 돈을 아낀 주에는 칭찬을, 과도하게 지출한 카테고리에는 '주의'를 주며 살뜰하게 보살핀다. 불특정다수의 고객들이 아닌 '나'만을 위한 조언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밖에도 수입과 지출을 주·월간 단위로 분석해주는 금융 리포트나 금융 관련 정보를 제공해 금융비서라는 말이 딱 어울리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걸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관적인 그래프 vs 다양한 정보 제공

두 앱은 비슷한 정보를 제공하는 듯하지만 제공하는 정보에 있어 다양함의 깊이가 다르다. 브로콜리는 개인 자산관리 앱이라는 명칭에 따라 가계부에 충실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금액과 앞으로 나갈 금액을 미리 파악해 쓸모없는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반면 뱅크샐러드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홈 화면에서 제공하는 정보만 해도 스크롤을 몇 번이나 내려야 할 정도다. 다양한 기능 속에 뱅크샐러드에서 제공하는 순자산 정보는 재테크와 자산관리에 도움을 주고, 신용점수를 제공하는 것 역시 분명 훌륭한 서비스다.

하지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건지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면 답은 '글쎄'일 것 같다. 많은 정보를 담다 보니 뱅크샐러드의 경우 수많은 숫자를 읽고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피로함을 느끼게 한다. 물론 그래프 등으로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편리했지만, 눈에 잘 들어오는 구조는 아니었다.

반면 브로콜리는 단순한 정보만을 제공하지만 그만큼 UI(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었다. 자산내역과 소비내역, 심지어는 카드 추천 탭까지 쉽게 찾을 수 있다. 각 탭마다 각각 다른 색상으로 이루어진 그래프는 눈에 잘 들어왔으며, 그 색상만으로도 어떤 내역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UI가 뱅크샐러드보다 보기에 편리했다. 

사용자가 자산관리와 미니멀한 가계부에 중점을 둘지, 혹은 재테크을 비롯한 총체적인 나만의 금융 비서를 찾는 데 중점을 둘지에 따라 사용할 앱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3법이 시행됨에 따라 두 앱의 향후 방향성에도 영향이 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오는 2020년 7월부터 시행되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두 앱의 향후 방향성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3법이란 ▲데이터 이용을 활성화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등 3가지 법률을 통칭한다. 

특히 데이터 3법 도입과 함께 개인을 쉽게 알아볼 수 없도록 하는 '가명정보' 개념도 도입되며, 핀테크 업계에서는 더욱 정확하고 개인화된 정보 제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날개를 달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은 '보안'에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각 앱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보안과 관련된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보안에 대해 불안함을 품는 소비자들이 있는 만큼 관련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해당 서비스를 더욱 확산시키는 데 있어 확실한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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