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Tip] 전등 스위치부터 수전까지..자취생의 소소한 수리 생활 
[생활Tip] 전등 스위치부터 수전까지..자취생의 소소한 수리 생활 
  • 김다솜
  • 승인 2023.11.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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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현재 4년째 거주 중인 집은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구축 오피스텔이다.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매년 크고 작은 수리가 필요했다. 내 집이 아니기 때문에 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는 한 웬만하면 참고 쓰자고 생각했지만, 위생적·기능적 문제로 고침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 

지난 4년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 깨달은 자취방 수리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난이도 下] 세면대 수도꼭지 워터탭 장착 

워터탭 장착 모습. 기존 수전 길이가 짧아 불편하던 것이 한 번에 해결됐다.
워터탭 장착 모습. 기존 수전 길이가 짧아 불편했던 것이 한 번에 해결됐다.

비교적 최근에 세면대 수도꼭지에 연장 워터탭을 설치했다. 워터탭은 수전을 교체하지 않아도 수도꼭지 길이가 연장되고 각도가 조절돼 양치나 청소에 용이할 뿐 아니라 필터가 설치돼 수질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다. 

보통 육아를 하는 가정에서 자주 사용하는 제품이라고 한다. 필자의 경우 기존의 수도꼭지 길이가 짧아 세면대 사용시 가장자리에 손이 부딪히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고 양치컵 관리가 귀찮아 이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설치는 매우 쉽다. 기존 수전에 달려 있는 토수구의 육각 나사를 풀어 분해하고 그 자리에 워터탭을 결합하면 끝이다. 단 맨 손으로 분리 및 장착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몽키스패너가 필수다. 벌써 6개월째 사용 중인데 만족도는 최상이다. 기존의 불편함이 모두 해소됐기 때문이다. 다만 주기적인 필터 교체가 필요한 점은 다소 번거롭게 느껴진다. 

 

[난이도 下] 샤워기 교체 및 필터 설치

샤워기 호스 역시 오래돼 아예 새 걸로 교체하기로 했다. 제품이 워낙 다양해 고르는 데 애를 먹었는데 길이, 수압 등 내가 정한 기준에 맞는 제품을 골라 구매만 하면 이후로는 매우 쉽다. 심지어 특별히 필요한 공구도 없다. 

샤워기 연결 부위를 돌려 분해한 후 새 걸로 교체하기만 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이때 분리가 잘 안 된다면 고무장갑을 끼고 돌리면 한결 수월해진다. 필자의 경우 화장실이 넓은 편이라 호스 길이를 긴 것을 골라 청소 편의성을 높였다. 또 이전까지는 필터 샤워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매월 누렇게 변한 필터를 교체할 때마다 ‘진작 바꿀 걸…’ 후회를 하고 있다. 

 

[난이도 中] 스위치 교체 

(위) 교체 전 노랗게 때 묻은 스위치 (아래) 현재까지 잘 쓰고 있는 교체 후 스위치
(위) 교체 전 노랗게 때 묻은 스위치 (아래) 현재까지 잘 쓰고 있는 교체 후 스위치

이사 전부터 필자를 못내 괴롭게 했던 것은 20여년의 세월이 그대로 묻어나는 누런 스위치였다. 이삿날 계약서를 쓰며 부동산을 통해 전등 스위치를 바꾸겠다고 이야기한 후 이삿짐을 푼 바로 다음날 교체에 나섰다. 

드라이버와 절연성 소재의 작업용 장갑만 준비하면 끝이다. 교체 전 일명 ‘두꺼비집’으로 불리는 누전 차단기를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자 드라이버 등 납작한 도구를 이용해 스위치 커버를 벗겨내고 스위치 위아래 고정 나사를 제거한 뒤 전선을 분리하면 기존 스위치를 떼어낼 수 있다. 

1구 스위치라면 선이 복잡하지 않겠지만 필자의 경우 4구 스위치였기 때문에 전선 분리 전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었다. 새로운 스위치에 전선을 연결할 때 잘못된 선을 끼우면 불이 제대로 켜지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미리 사진을 찍어두는 게 좋다. 

새로운 스위치에 전선을 올바르게 연결한 뒤 다시 벽에 부착해준다. 이때 나사를 조금만 조인 상태에서 누전 차단기를 올려 스위치를 작동시켜 본다. 제대로 불이 켜지고 꺼지는 걸 확인한 뒤 나사를 완전히 조여주고 커버를 씌우면 끝이다. 

스위치 교체는 큰 힘이 들어가거나 과정이 복잡하진 않지만 필자와 같이 여러 개의 전선을 연결해야 하는 3~4구 스위치의 경우 헷갈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난이도 上] 주방 싱크대 수전 교체 

주방 싱크대 수전 역시 한 번도 교체된 적 없었는지 어느 날부턴가 물을 틀면 사방팔방으로 물이 튀기기 시작했다. 집주인에게 교체하겠다고 이야기한 후 셀프 수리 방법을 찾아보니 의외로(?)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새 수전을 주문했다. 

새 상품이 도착하자마자 몽키스패너를 준비한 뒤 교체에 나섰다. 싱크대 하부장에 정리해둔 물품을 모두 꺼내고 기존에 설치된 온수선, 냉수선, 앵글밸브 등을 사진 촬영해두고 앵글밸브를 잠군 뒤 하나하나 분리에 나섰다. 이후 싱크대와 수전이 체결된 부분을 손으로 풀면 분리 끝이다. 

(위) 싱크대 아래 모습. 동그라미 친 부분에 풀어야 할 나사가 숨어 있다 (아래) 교체되길 기다리는 새 수전
(위) 싱크대 아래 모습. 동그라미 친 부분에 풀어야 할 나사가 숨어 있다 (아래) 교체되길 기다리는 새 수전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싱크대 하부에 나사를 풀고 수전을 들어올려야 하는데 나사 부분이 다른 것으로 막혀 있어 도저히 손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1시간 동안 홀로 고군분투한 끝에 백기를 들고 관리실에 도움을 요청했다. 관리실에서 나온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유난히 이 싱크대 모델이 수전 교체가 어렵게 돼 있다고 했다. 

결국 싱크대 수전 교체는 ‘셀프’가 아닌 관리실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다. 싱크대의 구조적 문제가 아니었다면 스위치 교체 수준의 난이도였을 테지만, 모델에 따라서는 셀프 교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필자의 경우 모든 수리·교체 전 집주인에게 허락을 구했다. 다만 2~3번쯤 지나니 스위치 교체와 같이 자잘한 수리는 굳이 연락하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실제 스위치, 형광등 등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소모품 교체는 세입자의 몫이다. 

다만 이사 전 누수 등 수리가 불가피한 문제를 발견했다면 집주인에게 교체·수리를 요청할 수도 있다. 만약 수리 과정에서 타공이나 벽지 훼손이 불가피하다면 반드시 집주인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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