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비둘기 먹이' 주면 벌금 최대 100만원, 금지구역은 어디
[알쓸신잡] '비둘기 먹이' 주면 벌금 최대 100만원, 금지구역은 어디
  • 안지연
  • 승인 2026.06.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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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벤치에 앉아 비둘기에게 과자 부스러기를 던져주는 행동, 왠지 따뜻해 보이는 이 풍경이 사실은 불법이다. 그것도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붙는 행위다.

어디서 먹이를 주면 안 되나

서울시는 2025년 7월부터 도심 공원과 광장 등 38곳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서울숲, 한강공원 11곳 등이 포함된다.

근거는 2024년 1월 개정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로, 이 법이 지자체에 유해야생동물 먹이 주기 금지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서울시가 후속 조치로 조례를 만들었다. 과태료는 1차 20만원, 2차 50만원, 3차 이상 100만원으로 누진 적용된다. 서울 외에도 부산·대구·인천 등 30여 개 지자체가 유사한 조례를 운영 중이다.

왜 비둘기가 문제인가

비둘기는 원래 유해조수가 아니었다. 환경부가 집비둘기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한 건 2009년의 일이다.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건물 부식, 농작물 피해, 분변으로 인한 미끄럼 사고, 살모넬라균·크립토코쿠스균 등 감염병 위험이 공식 인정됐기 때문이다. 분변은 강한 산성을 띠어 복구가 어려운 손상을 유발한다. 무리 지어 모이면 그 피해는 단순 계산을 훌쩍 넘는다.

근데 왜 자꾸 늘었을까

비둘기가 도심에 이렇게 많아진 데는 인간의 책임이 크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각각 약 3000마리의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으로 방사한 게 결정적 계기였다.

이후 먹이를 주는 시민이 늘면서 개체 수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불어났다. 먹이 공급이 늘어날수록 번식 속도도 빨라지는 구조다. 비둘기는 조건만 맞으면 연간 최대 4~6회 번식이 가능한 종이다.

선의가 문제를 키운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물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서 행동한다. 하지만 생태학적으로 보면 이 선의가 개체 수 증가를 촉진하고, 결국 해당 동물의 삶의 질도 떨어뜨린다.

도심 비둘기의 평균 수명은 2~3년으로, 자연 상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사람이 주는 빵·과자·밥은 비둘기에게 영양적으로 적합하지 않고, 한 장소에 개체가 집중될수록 질병 전파 속도도 빨라진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비둘기를 줄이는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진 건 불임 먹이 공급이다.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도시에서 도입한 방식으로, 먹이에 피임 성분을 넣어 번식 자체를 억제한다. 도입 후 개체 수가 50~80%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다. 근본적으로는 먹이 공급을 끊는 것이 가장 빠른 개체 수 안정화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것, 그게 벌금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비둘기를 위해서도 맞는 선택이다.

 

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 ⓒgettyimagesbank
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