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0.0이랑 0.00, 뭐가 다른데?"…논알콜·비알콜·무알콜 맥주 헷갈리는 이유
[알쓸신잡] "0.0이랑 0.00, 뭐가 다른데?"…논알콜·비알콜·무알콜 맥주 헷갈리는 이유
  • 김자영
  • 승인 2026.07.16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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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냉장고 앞에 서면 라벨마다 다른 표기에 한 번쯤 헷갈리게 된다. '논알콜', '비알콜', '무알콜'이 뒤섞여 쓰이고, 제품마다 숫자 표기 방식도 제각각이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엇이 진짜 알코올 없는 제품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논알콜=비알콜, 기준은 알코올 1%

논알콜과 비알콜은 같은 말이다. 국내 주세법상 알코올분 1도 이상의 음료만 주류로 분류되기 때문에, 알코올 함유량이 1% 미만이면 맥주 맛이 나더라도 법적으로는 술이 아니라 음료다.

이 1% 미만 구간 안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시 두 가지로 나눈다. 알코올이 검출되지 않는 수준까지 완전히 제거한 제품은 '무알코올(알코올프리)', 미량이라도 알코올이 남아있는 제품은 '비알코올(논알코올)'로 표기해야 한다. 비알코올 표현을 쓸 경우에는 "에탄올(또는 알코올) 1% 미만 함유"라는 문구를 배경색과 구분되게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진짜 판정선은 0.001%

이 구분의 실제 판정선은 생각보다 훨씬 촘촘하다.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의 검사 기준에 따르면 알코올 함량이 0.001% 미만이면 무알코올, 0.001% 이상 1.0% 미만이면 비알코올(논알코올)로 판정한다.

흔히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0이면 무알코올'이라고 이해하지만, 실제 법적 판정선은 반올림 자릿수가 아니라 0.001%라는 수치 자체다.

'0.00' 표기의 함정

이 차이가 최근 시장에서 실제로 헷갈림을 일으킨 사례도 나왔다. 오비맥주는 올해 자사의 비알코올 맥주 '카스 제로'를 리뉴얼하면서 알코올 제거 공법을 강화해 기존 0.05% 미만이던 함량을 0.004% 미만까지 낮췄다.

0.00으로 리뉴얼된 카스 제로. (사진=오비맥주)
0.00으로 리뉴얼된 카스 제로. (사진=오비맥주)

이 수치는 0.001%보다는 높기 때문에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비알코올(논알코올)' 제품으로 분류되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하면 '0.00'으로 표시할 수 있게 됐다. 즉 라벨에 '0.00'이라고 쓰여 있어도 실제로는 무알코올이 아니라 비알코올인 경우가 존재하는 셈이다. 소수점 표기만으로 무알코올·비알코올을 구분하는 소비자 관행이 앞으로 더 헷갈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0.00'처럼 실제로 알코올이 전혀 검출되지 않아 무알코올로 분류되는 제품도 있다.

결국 소수점 자릿수보다 확실한 방법은 라벨에 '무알코올·알코올프리'라고 쓰여 있는지, '비알코올·논알코올'이라고 쓰여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제조 공정부터 다르다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제조 공정에 있다. 비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와 같은 발효 과정을 거친 뒤, 완성된 맥주에서 알코올만 추출해 제거하는 방식이라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이 비교적 잘 살아있다.

반면 무알코올 맥주는 애초에 효모로 발효시키는 과정 없이 맥아 추출물과 홉 등을 조합해 만드는 경우가 많아, 맥주보다는 탄산음료에 가까운 제조 방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임신부·운전 전후엔 이렇게 골라야

임신부나 운전 전후, 알코올에 민감한 상황이라면 미량이라도 알코올이 남는 비알코올 제품보다는 무알코올 제품을 고르는 편이 안전하다. 다만 앞선 사례처럼 '0.00' 표기만 보고 무알코올이라 단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라벨의 성분 표시란에서 '무알코올'인지 '비알코올'인지 문구 자체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한 가지 더 알아둘 점은, 비알코올·논알코올·무알코올 제품 모두 주류가 아님에도 19세 미만에게는 판매가 금지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라벨에는 '성인용' 표기가 함께 들어간다.

또 실제로는 알코올이 남아있는데 '무알코올'이나 '알코올프리'로 표기하면 식품 표시·광고 관련 법령 위반에 해당할 수 있어, 식약처가 관련 제품을 대상으로 검사를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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