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선 가상자산거래소들…빗썸, 복잡한 상황 속 'IPO' 택했다
갈림길에 선 가상자산거래소들…빗썸, 복잡한 상황 속 'IPO' 택했다
  • 정단비
  • 승인 2026.08.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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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거래소를 둘러싼 금융권 지분 투자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빗썸이 2028년 기업공개(IPO)를 정면 승부수로 꺼내 들었다.

두나무·코인원·코빗이 잇달아 기성 금융권의 자본을 등에 업는 사이, 빗썸은 자본시장에 직접 진입하는 독자 노선을 보여준 셈이다. 물론 빗썸이 외부 투자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카카오, 키움증권이 빗썸에 관심을 두고 투자 및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 기간이 길어지면서 추측만 무성해지고 있다.

빗썸은 지난 3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2028년 IPO 완료를 목표로 한 단계별 상장 로드맵을 공개했다. 올해 안에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와 회계 기준 전환 준비를 마치고, 내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심사를 거친 뒤 2028년 상장을 완료한다는 일정이다. 다만 시장 환경과 관계기관 심사 일정에 따라 구체적인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로드맵의 핵심은 회계·지배구조를 상장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빗썸은 현재 적용 중인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자본시장 글로벌 기준인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전환하고, 임직원 준법감시와 내부통제 절차도 금융회사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거래소 사업과 투자·신사업 부문의 역할을 나누기 위해 빗썸에셋 분할 등 사업구조 개편도 이미 추진했다. 사업 부문 간 이해상충 가능성을 줄여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 밖에 유동성 자산 확보를 통한 재무 안정성 강화, 재무 상태·주요 경영 사항·가상자산 보유 현황에 대한 정기 공시 확대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빗썸 홍보관
사진=빗썸 홍보관

이 같은 행보는 최근 경쟁 거래소들의 움직임과 대비된다.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과 OKX로부터 각각 800억원씩 투자받아 지분 약20%를 내주며 공동 3대 주주로 맞았고, 코빗은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97.15%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두나무 역시 삼성증권 계열과 한화투자증권, 하나은행 등으로부터 잇단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빗썸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세번째다. 2020년 코스닥 상장에 처음 도전했지만 가상자산에 대한 법·제도·회계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상장심사 자체가 어렵다고 보고 중도 포기했다.

이후 2023년 11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다시 선정하며 재도전했으나, 대주주 사법리스크와 복잡한 지배구조, 내부통제 미비 문제가 발목을 잡으며 또다시 일정이 밀렸다.

이번 세번째 도전 역시 금융정보분석원(FIU) 제재 관련 행정소송, 자동매매(API) 이벤트 배상 분쟁,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심사 지연이라는 변수를 그대로 안고 출발한다는 점에서 실행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빗썸이 이번에 공모 규모나 자금 조달 계획까지는 밝히지 않은 만큼, 상장 준비와는 별개로 외부 투자 유치 논의 자체가 완전히 끝난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빗썸은 최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내린 API 첫 거래 이벤트 관련 조정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려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조정위원회는 이벤트 피해 신청인 1인당 10만원 상당의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라고 결정했으며, 이 조정안이 이벤트 참여자 전체에 확대 적용될 경우 대상자는 약 3만명, 총배상 규모는 30억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빗썸이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조정 절차는 불성립으로 종료됐고, 신청인들은 별도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빗썸은 API 거래를 처음 이용하는 고객에게 거래 수수료 전액 페이백과 API 연동 지원금 1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이후 '이벤트 혜택만을 목적으로 하는 1회성 거래는 제외한다'는 유의사항을 사전 고지 없이 뒤늦게 추가하며 일부 고객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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