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한때 게임, 헬스케어, 콘텐츠, 모빌리티, 커머스 등으로 사업을 무차별적으로 확장하며 계열사 수를 2023년 5월 기준 147개까지 불렸다. 이른바 '문어발 확장'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배경이다.
카카오는 2023년 하반기부터 정신아 대표 체제에서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에 나섰고, 연결 자회사 수는 올해 5월 기준 93개까지 줄어든 상태다.
매출·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인데
몸집을 줄이는 과정이 이번 2분기 실적표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카카오가 지난 6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은 나란히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2조9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고 영업이익은 2770억원으로 49.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3.2%까지 올라 전년 동기보다 3%p가량 개선됐다.
순이익만 90% 가까이 급감
그러나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80억원(179억8000만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89.5%, 직전 분기 대비로는 92.1% 줄어든 수치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도 163억원(163억32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9.9%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만 보면 호실적이지만 순이익 지표는 정반대 흐름을 보인 셈이다.
간극은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과 실제 당기순이익을 비교하면 뚜렷해진다. 2분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3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6% 늘었는데, 실제 당기순이익은 180억원에 불과했다. 두 수치의 차이는 3458억원에 달한다.
과거 확장을 되돌리는 대가
이 간극의 정체는 과거 확장의 결과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월 라인야후 계열 특수목적법인 LAAA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24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60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고, 6월 19일 최대주주 변경 절차가 마무리되며 카카오의 지분율은 37.93%에서 14.68%로 낮아졌다.
카카오가 직접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1분기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된 데 이어 2분기 중 매각이 완료되며 연결 대상에서 빠졌다. 카카오헬스케어도 이보다 앞서 연결에서 제외됐다.
두 회사 모두 중단영업손익으로 분류되면서, 계속사업 이익과 최종 순이익 사이에 큰 차이가 생기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다만 카카오는 이번 공시에서 중단영업손익과 법인세 효과를 항목별로 세분화해 공개하지는 않았다.
한때 사업 확장의 상징이던 계열사들을 떼어내는 과정 자체가 이번 분기 순이익을 깎아먹은 요인이 된 셈이다. 문어발식으로 늘렸던 계열사를 정리하는 데에도 비용이 따른다는 걸 보여준다.
임직원 수 감소도 몸집 줄이기의 흔적
연결 기준 임직원 수 감소도 같은 맥락에서 보여준다. 2분기 말 카카오의 연결 기준 임직원은 1만4046명으로 전년 동기 1만6384명보다 2338명 줄었다. 다만 카카오 본사 인원은 3986명에서 3918명으로 68명 줄어드는 데 그쳤고, 종속회사 인원이 1만2398명에서 1만128명으로 2270명 감소하며 전체 수치가 낮아졌다.
정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헬스케어에 대해서는 최대주주 지위에서 물러나되 소수 지분 주주로 남아 향후 사업 성장에 따른 이익을 나눠 갖는 구조를 택했다. 더불어 포털 다음을 운영하던 자회사 AXZ 지분 전량도 지난 5월 업스테이지에 넘겼다.
문제는 이 같은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이 당분간 순이익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문어발식으로 늘려온 계열사를 순차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분 희석이나 매각이 발생할 때마다 일회성 손익이 재무제표에 반영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아직 정리가 끝나지 않은 계열사가 있는 만큼 추가적인 지분 관련 손익 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본업은 순항 중
다만 카카오는 게임 사업을 덜어내고 본업, 즉 톡비즈와 포털, 콘텐츠, AI 서비스 중심의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 2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은 1조23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고 이 가운데 톡비즈 매출은 6432억원으로 12% 증가했다. 톡비즈 광고 및 구독 매출은 3999억원으로 14% 늘었다.
한편 하반기 관건은 카카오톡 개편과 AI 서비스 확대다. 문어발 확장의 청구서를 치르며 끌어올린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AI 투자 비용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가 다음 과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