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청년은 하루 19시간 노동·필수생활에 묶여…'24시간이 부족해'
일하는 청년은 하루 19시간 노동·필수생활에 묶여…'24시간이 부족해'
  • 김다솜
  • 승인 2026.08.2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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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청년, 평일 19시간13분을 필수생활·노동에 사용
구직 준비 청년은 하루 4시간12분 취업 준비…주말에도 지속
비구직 청년, 미디어·게임 비중 가장 높고 평일·주말 경계도 흐려

취업 여부에 따라 청년들의 하루 24시간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흘렀다. 일하는 청년은 평일 대부분을 노동과 필수생활에 사용하면서 시간 부족과 피로를 가장 크게 느꼈다. 구직 준비 청년은 상당한 시간을 취업 준비에 할애했고, 비구직 청년은 미디어·게임과 여가 등 개인화된 활동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청년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가?: 취업 상태에 따른 청년의 시간 사용 비교 분석’ 보고서는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생활시간조사 원자료를 활용해 만 19~34세 미혼 청년의 시간 사용을 분석했다.

학교에 재학 중인 청년은 제외하고 취업 청년, 구직 준비 청년, 비구직 청년으로 나눠 평일과 주말 하루 24시간의 배분 차이를 살폈다.

일하는 청년, 평일 하루의 80%가 노동과 필수생활

취업 청년의 평일은 노동을 중심으로 짜여 있었다. 하루 평균 필수생활시간은 11시간11분, 노동시간은 8시간2분이었다. 두 시간을 합치면 19시간13분으로 하루의 약 80%에 달한다.

남은 시간 가운데 미디어·게임은 2시간4분, 적극적 여가는 51분, 교제·사회참여는 48분 수준이었다. 일하는 청년이 평일에 자유롭게 배분할 수 있는 시간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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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되면 시간 구조는 달라졌다. 노동시간은 2시간50분으로 평일보다 5시간12분 줄었다. 대신 필수생활시간은 1시간46분, 미디어·게임은 1시간18분, 교제·사회참여는 46분, 적극적 여가는 42분씩 늘었다.

취업 청년에게 주말은 평일의 노동 중심 시간 구조에서 벗어나 여가와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 시간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주말에도 평균 2시간50분의 노동시간이 관측됐다. 장시간 노동이나 주말근무, 불규칙 근로, 교대근무 등으로 주말에도 노동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시간에 대한 체감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4점 척도로 조사한 평일 시간 부족감은 취업 청년이 3.01로 가장 높았다. 구직 준비 청년은 2.42, 비구직 청년은 1.98이었다.

피곤함 역시 취업 청년이 3.20으로 가장 높았고 구직 준비 청년 2.62, 비구직 청년 2.50 순이었다. 보고서는 노동시간이 길수록 시간에 쫓기고 피로를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구직 준비 청년, 평일 4시간 넘게 취업 준비

구직 준비 청년은 평일 하루 평균 4시간12분을 학습·구직에 사용했다. 하루의 17.5%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취업 청년의 학습·구직시간이 16분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3시간56분 길었다.

다만 노동하지 않는 시간이 모두 취업 준비로 옮겨가지는 않았다. 구직 준비 청년의 미디어·게임시간은 3시간42분으로 취업 청년보다 1시간38분 길었고, 필수생활시간도 11시간52분으로 41분 더 길었다.

가사·돌봄에는 1시간25분, 교제·사회참여에는 1시간12분을 사용했다. 노동 대신 확보된 시간이 구직과 학습뿐 아니라 미디어 이용과 여가, 필수생활 등으로 나뉘어 사용되는 구조다.

주말에도 취업 준비는 이어졌다. 구직 준비 청년의 주말 학습·구직시간은 2시간45분이었다. 평일보다 1시간27분 줄었지만, 여전히 하루 2시간30분 이상을 노동시장 진입 준비에 사용했다. 미디어·게임시간은 주말 4시간26분으로 평일보다 44분 늘었다.

보고서는 구직 준비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소진, 사회적 고립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단순한 취업정보나 단기 프로그램 제공을 넘어 진로상담, 직무역량 진단, 시험·자격 준비 지원, 구직활동 계획 수립, 생활비 부담 완화, 정신건강 지원 등을 결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비구직 청년, 주말 미디어·게임 6시간

비취업 상태이면서 적극적인 구직 준비를 하지 않는 비구직 청년은 또 다른 시간 사용 패턴을 보였다. 평일 학습·구직시간은 1시간19분으로 구직 준비 청년보다 2시간53분 짧았다.

반면 미디어·게임시간은 4시간8분으로 세 집단 가운데 가장 길었다. 적극적 여가도 2시간30분, 교제·사회참여 역시 1시간37분으로 가장 많았다.

주말에는 미디어·게임 비중이 더 커졌다. 비구직 청년의 주말 미디어·게임시간은 6시간2분으로 평일보다 1시간54분 증가했다. 반면 학습·구직시간은 36분으로 줄었고, 교제·사회참여와 적극적 여가 등도 평일보다 감소했다.

보고서는 비구직 청년에게 늘어난 가용시간이 사회적 교제나 적극적 여가보다는 미디어·게임과 같은 개인적·수동적 활동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비구직 청년은 평일과 주말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시간 부족감은 평일 1.98에서 주말 2.10으로, 피곤함은 2.50에서 2.54로 오히려 소폭 높아졌다. 취업 청년의 시간 부족감이 주말에 3.01에서 2.97로 낮아진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평일에도 노동이나 구직에 따른 시간 압박이 크지 않아 평일과 주말을 구분하는 시간 구조 자체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보고서가 분류한 비구직 청년 전체를 이른바 ‘쉬었음’ 청년으로 볼 수는 없다. 이 집단에는 가사 역할, 건강상 제약, 직장 휴·폐업 등 다양한 사유가 섞여 있고 생활시간조사에는 ‘쉬었음’을 직접 식별할 수 있는 응답 항목도 없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비구직 청년을 일률적으로 취약하거나 지원이 필요한 집단으로 전제하기보다 시간 사용과 함께 소득·고용·건강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청년 정책을 판단하는 기준도 취업 여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제언이 나온다.

생활 리듬과 학습·구직시간, 사회적 교류, 적극적 여가, 미디어 이용, 시간 부족감과 피곤함 같은 지표를 함께 살펴볼 경우 같은 비취업 상태 안에서도 서로 다른 청년의 상황을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