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어지고 수령액이 늘면서 기초연금이 함께 줄어드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보험료를 납부해 확보한 노후소득 일부가 기초연금 감액으로 상쇄되는 구조가 확대되면서 두 공적연금의 역할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회계연도 결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 수급액과 연계해 감액된 기초연금은 804억4062만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276억1574만원의 2.9배다. 같은 기간 감액 대상자는 38만9000명에서 84만2000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1인당 연평균 감액액도 약 7만1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증가했다.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내고 가입 기간과 소득에 따라 급여를 받는 사회보험인 반면, 기초연금은 세금을 재원으로 일정 소득 기준 이하 65세 이상에게 지급된다.
하지만 기초연금액 산정 과정에서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급여 수준 등이 반영돼 국민연금을 오래 낸 수급자일수록 감액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이 같은 구조가 국민연금 가입을 통해 늘린 노후소득 일부를 기초연금 감소로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은 월 34만9700원이다. 국민연금 월 급여가 기준연금액의 1.5배인 52만4550원을 넘으면 가입기간과 국민연금 급여 구성 등을 반영한 연계 산식이 적용될 수 있다.
해당 기준을 넘더라도 기초연금이 일률적으로 감액되는 것은 아니다.
향후 감액 대상이 더 늘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연금 제도가 성숙하면서 장기가입자가 늘고 있는 데다 올해부터 보험료율도 단계적으로 인상돼 2033년 13%에 도달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연계 감액 확대가 국민연금 가입 유인과 제도 신뢰를 약화할 수 있다며, 기초연금은 최소소득 보장에, 국민연금은 보험료 기여에 따른 소득 보장에 보다 분명히 역할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기초연금이 조세를 재원으로 한 소득보장 제도인 만큼 한정된 재원을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고령층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은 연계 감액 유지의 근거로 꼽힌다.
감액 대상과 규모가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기여 원칙과 기초연금의 소득보장 기능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공적연금 체계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