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경동나비엔, '집 안'으로 경쟁 넓힌다…환기부터 난방까지
[줌인] 경동나비엔, '집 안'으로 경쟁 넓힌다…환기부터 난방까지
  • 정단비
  • 승인 2026.08.3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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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이 주거공간을 겨냥한 제품 전략을 넓히고 있다. 기존 주택에서도 설치할 수 있는 제습 환기청정기 시공 솔루션을 내놓은 데 이어 공기열 보일러의 국내 생산에 들어가면서 환기와 난방 분야의 시장 변화에 동시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제품 디자인 경쟁력까지 확보하면서 단순한 보일러 제조사를 넘어 주거공간 전반을 겨냥하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제품을 어디에 설치할 수 있느냐에 대한 접근 방식의 변화다. 신축이나 설비가 갖춰진 주택을 넘어 기존 주택까지 적용 대상을 넓히면서 새로운 수요를 찾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31일 천장에 덕트를 별도로 매립하지 않고 제습 환기청정기를 설치할 수 있는 ‘무덕트 시공 솔루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발코니 천장에 설치된 '제습 환기청정기'
사진=발코니 천장에 설치된 '제습 환기청정기'

기존 주택에서 환기청정기를 설치하려면 덕트 확보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천장에 덕트를 새로 설치하는 공사가 필요할 경우 거주 중인 소비자가 감수해야 할 공사 부담도 커진다.

경동나비엔은 이를 창틀키트와 급·배기 일체형 디퓨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창틀키트는 실내외 공기가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급·배기 일체형 디퓨저는 외부 공기 공급과 실내 공기 배출을 함께 담당한다.

현장 조건에 따라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면 설치할 수 있다는 게 경동나비엔 측 설명이다. 발코니 확장 여부 등을 고려한 맞춤 설치도 제공한다.

이 방식이 주목되는 이유는 기축주택으로 환기청정기의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기설비 의무화 이전에 지어진 주택의 경우 덕트가 없는 사례가 많아 기존 방식으로는 제품 설치가 쉽지 않았다.

경동나비엔은 국토교통부 ‘아파트주거환경통계’를 근거로 환기설비 의무화 이전 주택 가운데 약 700만 세대가 이 같은 설치 제약을 가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품의 기능은 기존 제습 환기청정기와 동일하게 유지한다. 실내 오염 공기를 배출하고 필터를 거친 외부 공기를 공급하는 동시에 제습 기능으로 실내 습도를 관리한다. 에어모니터와 룸콘, 나비엔 스마트 앱을 활용한 실내 공기질 확인도 가능하다.

난방 분야에서는 전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7월 평택공장에서 공기열 보일러 PEM550의 양산을 시작했다. 이미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축열조와 히티허브에 이어 공기열 보일러 실외기까지 국내 생산에 들어가면서 히트펌프 시스템의 국내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공기열 보일러는 전기를 이용해 외부 공기의 열에너지를 난방과 온수에 활용하는 제품이다. 경동나비엔은 PEM550에 R32 냉매를 적용했으며, 최대 SCOP 5.2 이상의 효율을 제시하고 있다. 최대 65℃의 고온수 공급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국내 생산 확대는 단순히 제조 거점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경동나비엔은 제주에서 난방 전기화 사업을 추진하며 제품의 실증과 보급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5월 제주에 ‘나비엔 난방 전기화 센터’를 개소했고, 6월 공기열 보일러를 출시했다. 앞으로 제주에서 확보한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8년까지 전국 확대를 위한 표준 모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설치와 유지관리 분야도 함께 준비한다. 전국 대리점을 대상으로 표준 설치 매뉴얼과 교육을 제공하고, 설치 품질 인증과 전문 기술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 서비스 역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제품을 주거공간에 배치하는 방식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21일 미국 ‘2026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습 환기청정기, 바스케어, NFB-F 바닥형 보일러 등 3개 제품이 본상(Finalist)을 받았다고 밝혔다.

제습 환기청정기는 제습·환기·공기청정을 하나의 제품에 결합하면서 주거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외관을 적용했다. 바스케어는 욕실의 제습·온풍·드라이·배기 기능을 제공하면서 자석식 전면 패널 등 관리 편의성을 고려한 설계를 적용했다.

북미 시장을 겨냥한 NFB-F 바닥형 보일러는 좁은 설비공간에 설치할 수 있도록 크기를 줄이고 사용자가 제품 상태를 확인하기 쉽도록 조작부를 설계했다.

세 제품은 용도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설비를 공간 안에 어떻게 배치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제품 성능뿐 아니라 설치 환경과 사용자의 접근성을 함께 고려한 셈이다.

환기와 난방은 그동안 별개의 설비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주거공간에서는 결국 하나의 생활환경으로 연결된다.

경동나비엔이 최근 내놓은 제품과 시공 방식은 이 경계를 좁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축 설비에 맞춰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주택의 구조와 사용자의 생활방식까지 제품 설계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최근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