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지표만 보면 개선되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의 구조적 위험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게 국회입법조사처의 진단이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2021년 98.7%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낮춰 2025년 말 88.6%까지 내렸다. 그럼에도 G20 평균(60%대)은 여전히 웃돈다.
정부는 관리대상 가계대출 증가율을 2026년 1.5% 이내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7.0~87.5%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올 상반기 흐름은 목표와 엇갈렸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주택 매매가 늘고 주식 투자용 대출 수요까지 겹치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
6월 한 달에만 8조3000억원이 늘었다. 정부는 6월 말 동탄구·기흥구·구리시를 규제지역으로 새로 지정하고 7월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했지만, 5대 은행의 연간 총량 목표 소진률은 이미 8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법조사처는 이런 경직적 총량관리가 서민·실수요자를 제2금융권으로 밀어내는 풍선효과와 이자 부담 확대, 취약계층 주거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낮아졌지만 질적 지표는 오히려 나빠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차주 비중은 2025년 3분기 6.4%에서 2026년 1분기 6.7%로, 이들이 보유한 대출 비중도 같은 기간 4.9%에서 5.2%로 상승했다. 총량 목표를 매년 수정하면 정부가 내건 '2030년 가계부채비율 80% 달성' 로드맵과 정책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겼다.
부동산 PF 시장에서도 겉으로 드러난 성과와 실제 위험 사이의 간극이 발견된다. PF 익스포저는 2023년 말 231조1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69조8000억원으로 줄었고, 1분기 신규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난 1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유의(C)·부실우려(D) 등급 사업장은 3월 말까지 누적 18조9000억원이 정리·재구조화됐다.
문제는 그 속도다. 분기별 정리·재구조화 실적은 지난해 12월 말 2조원에서 올해 3월 말 4000억원으로 80% 급감했다. 같은 기간 유의 이하 사업장 비율은 8.4%에서 9.7%로 오히려 늘었다.
정부는 6월 종료 예정이던 한시적 금융규제 완화 조치 9건 중 6건을 연말까지 연장했는데, 이를 두고 부실 이연을 방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공매가 진행 중인 사업장 가운데 착공·분양 단계인 '본PF' 비중이 3월 말 16.7%에서 6월 말 20.6%로 석 달 만에 3.9%p 뛰었다. 담보 토지 매각으로 손실을 제한할 수 있는 브릿지론과 달리, 이미 막대한 건설원가가 투입된 본PF는 부실화할 경우 회수 위험이 훨씬 크다.
부동산 경매 매각률은 2024년 7월 26.2%에서 올해 5월 22.5%로, 매각가율은 같은 기간 72.3%에서 58.2%로 떨어져 경매를 통한 사업장 해소도 지연되고 있다.
업권별 편차도 뚜렷하다. 상호금융의 PF 연체율은 24%에 달하고, 저축은행이 부실채권을 정상화펀드에 매각하고 받은 '수익증권' 규모는 2025년 말 7조1000억원으로 2023년 말(3조7000억원)의 두 배로 늘었다. 후순위 비중이 높아 회수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입법조사처의 지적이다.
증권사의 단기 PF 유동화증권 발행도 2025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시장금리가 오르거나 투자심리가 위축될 경우 차환 실패에 따른 우발채무 우려도 제기됐다.
입법조사처는 국감에서 업권별·용도별 PF 부실 관리 현황, 하반기 월별 PF 만기 도래 규모, 증권사 단기 유동화증권 만기 구조 등을 자료로 요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