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AI 시대' 앞둔 SK의 선택…반도체 생산능력 늘리고 인재는 직접 키운다
[줌인] 'AI 시대' 앞둔 SK의 선택…반도체 생산능력 늘리고 인재는 직접 키운다
  • 정단비
  • 승인 2026.10.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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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광주 반도체 부지 직접 점검…400조 호남 투자 속도전
2년제 비학위 ‘SK AIGEN’ 신설…월 300만원 지원하며 청년 50명 선발
AI 시대 경쟁력, 생산능력 확충과 문제 해결형 인재 육성 두 축으로

SK그룹이 인공지능(AI) 시대를 겨냥해 반도체 생산 인프라와 인재 육성에 동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쪽에서는 400조원 규모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기에 현실화하기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광주 군공항 부지를 찾았고, 2년 동안 AI를 활용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청년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었다.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라는 '하드웨어' 투자와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라는 '소프트웨어' 투자를 병행하면서 그룹 차원의 AI 경쟁력 기반을 넓히는 모양새다.

최태원 직접 광주행…400조 반도체 투자 ‘속도전’

최 회장은 지난 9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주요 경영진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인 광주 군공항을 방문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등과 함께 부지와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반도체 팹이 들어설 군공항 내 탄약고 이전 예정 부지도 살폈다.

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9일 광주 탄약고 부지를 방문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오른쪽)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9일 광주 탄약고 부지를 방문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오른쪽)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 회장이 해당 부지를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는 지난 6월 호남권에 약 4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정부와 지자체는 광주 군공항 일원을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구체화했다.

최 회장이 현장에서 강조한 것도 '속도'였다.

SK는 AI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생산시설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현장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체 건설 일정을 12년 앞당겼지만 이마저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는 용인과 전남광주에서 공장을 병행 건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용인만으로 부족하다…호남권 추가 생산거점 가능성

SK는 용인과 청주를 중심으로 확충해온 기존 반도체 생산기지에 호남권을 더해 복수의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최 회장이 "용인과 전남광주에서 공장을 병행 건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계획대로 투자가 진행될 경우 광주는 SK하이닉스의 추가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실제 착공까지는 군공항과 탄약고 이전, 전력·용수 공급, 인허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특히 반도체 팹은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만큼 부지 확보만으로 투자가 완성되는 사업은 아니다. 최 회장이 경영진과 함께 직접 현장을 찾아 기반시설까지 점검한 것도 실행 단계의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행보로 볼 수 있다.

이번엔 ‘사람’…AI 인재에 2년간 전일제 투자

반도체 생산기지 확대와 별개로 SK는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 육성 방식도 바꾸고 있다.

SK는 12일 2년제 비학위 인재육성 프로그램 'SK AIGEN(아이젠)'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아이젠은 AI와 세대(Generation)를 결합한 이름으로, 만 19~34세 청년이 개인·기업·사회의 문제를 직접 찾고 AI를 활용해 해결하는 프로젝트 중심 프로그램이다.

사진=SK AIGEN 홈페이지
사진=SK AIGEN 홈페이지

기존 교육처럼 교과과정을 먼저 배우고 이를 과제에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먼저 제시하고, 해결 과정에서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스스로 습득하도록 설계했다.

프로그램은 2027년 3월부터 2년 동안 전일제로 운영된다. 1년 차에는 개인·기업·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2년 차에는 참가자가 정한 진로와 프로젝트 방향에 따라 실제 현장에서 경험을 쌓게 된다.

서울대학교 AI연구원도 프로그램 고도화에 참여해 AI 기술뿐 아니라 사회·경제·행정 등 다양한 분야를 연결한 문제 해결과 커리어 설계를 지원한다.

취업·학위 대신 월 300만원 지원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원 방식이다. SK는 참가자가 프로그램에 몰입할 수 있도록 2년 동안 매월 300만원의 성장지원금을 지급하고, 교육·멘토링·활동공간 등을 별도로 제공한다.

대신 학위를 주거나 취업을 보장하지 않는다.

SK는 아이젠을 특정 계열사 취업과 직접 연계하지 않는 인재육성 프로그램으로 설계했다.

첫 기수 모집은 오는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학력과 전공에 관계없이 2년간 전일제 참여가 가능한 만 19~34세 청년이 대상이며, 12월 말 50명 안팎을 선발한다.

SK에 따르면 아이젠은 '인재보국(人材報國)' 철학을 담은 것이다.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4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장학생의 해외 유학을 지원하면서 특정 기업 취업 등의 조건을 걸지 않았던 철학을 AI 시대 방식으로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5월 KBS ‘인재전쟁2’ 강연에서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고 시험을 치르는 능력은 AI가 상당 부분 대신하게 될 것이라며, 변화에 적응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